[한라일보]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주정차 금지 구역 지정을 위한 전문가 심의 절차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정시 자체 판단으로 이뤄지는 금지 구역 지정이 행정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2025년 9월 26일자)이 내부 워크숍에서 제기된 데 이어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전문 심의 필요성을 짚었지만 후속 조치가 뒷받침되지 않아서다.
29일 제주시 등에 따르면 지금의 불법 주정차 단속 구역은 읍면동에 접수된 후보지에 대해 주변 상인, 지역 주민 등의 의견 수렴을 토대로 최소 과반 이상, 최대 70% 이상의 찬성률을 적용해 행정시에서 지정해 왔다. 2025년 말 기준 도내 주정차 금지 구역은 제주시 137개 노선(총 118.65㎞), 서귀포시 262개 노선(134.35㎞)으로 단속용 CCTV는 545대(제주시 363, 서귀포시 182)에 이른다.
별도 위원회에서 주정차 금지 구역 여부를 정하지 않는 건 관련 법이나 조례에 명확한 심의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제주특별법상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해 도지사 소속으로 교통시설심의위원회를 뒀는데 횡단보도·신호기 신설·이전, 유턴 허용·폐지, 일방통행로·가변차로 설치·폐지 등과 달리 주정차 금지 구역 지정·해제 사항은 심의 대상에 명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지난해 10월 제주도 교통항공국을 상대로 한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현행 지정 절차의 객관성을 높일 수 있는 개선 방안이 요구됐다. 당시 환경도시위원회 소속 김기환 의원은 심의위원회를 통해 지정·해제하는 타 지자체 사례를 언급한 뒤 "실무 부서에서 단독으로 판단하고 결정이 내려지면서 지정·해제 절차의 신뢰도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며 "주정차 금지 구역 지정이나 해제는 지역 주민들의 입장 차이, 상권 영업, 어린이 교통안전 외에도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주민들의 갈등 요인이 되는 만큼 전문적인 심의를 통해 지정 절차를 거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제주도에서는 "행정시, 자치경찰단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는데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다. 최근 제주도 자치경찰단에 주정차 금지 구역 지정 건을 교통시설심의위원회의 '그 밖에 도지사 또는 제주자치도경찰청장이 교통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심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에 넣는 안을 재차 건의했다는 제주시의 관계자는 "자치경찰에선 심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현 여건상 당장 심의를 하기 어려워 내부 검토를 좀 더 해야 한다고 했다. 이전에도 '그 밖에' 심의 대상으로 포함할 경우 모든 교통 시설에 대해서 심의 요청이 들어올 우려가 있다고 했다"며 "당분간 기존 방식대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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