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빛으로 물든 제주” 퀴어프라이드 충돌 없이 마무리

“무지개빛으로 물든 제주” 퀴어프라이드 충돌 없이 마무리
1일 오후 제주시 동문로터리 일대서 진행
20개 부스 참여… 인근서 맞불 집회 열려
  • 입력 : 2025. 11.01(토) 17:42  수정 : 2025. 11. 01(토) 17:42
  •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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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제주시 동문로터리 일대에서 ‘제6회 제주퀴어프라이드’가 열렸다.

[한라일보] “이곳 동문로터리 일대가 벌써 무지갯빛으로 가득하네요.”

1일 오후 제주시 동문로터리 일대에서 ‘제6회 제주퀴어프라이드’가 열렸다. 성소수자 축제인 제주퀴어프라이드의 올해 슬로건은 ‘돌 바람 퀴어: 돌 같은 저항으로 바람같은 연대로’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가운데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색깔 깃발과 물품 등을 몸에 두른 시민들이 축제장을 가득 메웠다.

임최도윤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장은 “(퀴어) 축제는 사회적 차별에 저항하는 투쟁이자 성소수자 당사자들이 모여 1년에 한 번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연결되는 시간을 갖는 자긍심의 하루”라며 “괸당 문화가 있는 제주에서 성소수자의 목소리가 배제되거나 줄어들지 않기 위해 제주퀴어프라이드가 존재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퀴어’는 본디 “이상하고 별난 사람”이라는 뜻의 성소수자 멸칭 단어였으나 의미를 전복해 현재는 자긍심의 언어로 자리매김했다”며 “돌 같은 저항과 바람 같은 연대로 소외된 모든 이들과 함께 서서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축제는 낮 12시부터 시작됐으며 성소수자를 위한 의료센터(강동성심병원 LGBTQ+센터)와 성소수자 인권 단체, 교사·노무사 단체, 여성단체, 환경단체와 진보 정당 등 20여 개 부스가 운영됐다. 행사장 내부에는 성별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성중립 화장실도 비치됐다.

1일 오후 제주시 동문로터리 일대에서 ‘제6회 제주퀴어프라이드’가 열렸다.

1일 오후 제주시 동문로터리 일대에서 ‘제6회 제주퀴어프라이드’가 열렸다.

1일 오후 제주시 동문로터리 일대에서 ‘제6회 제주퀴어프라이드’가 열렸다.

이날 축제에서 만난 케이(20대)씨는 “퀴어들이 자기 고향에서 살아가는 나라를 꿈꾼다”고 했다. 그는 “지역의 퀴어들은 대체로 정체성을 숨기고 살다가 버티기 힘들어서 서울로 올라간다”며 “지역에도 퀴어가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지역 축제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A씨는 직접 만든 무지개빛 비즈 팔찌와 반지를 자랑하면서 “학교나 주변 친구들에게는 성소수자임을 밝히지 않고 지내왔는데 축제에 오니 즐겁고 신난다”며 “무엇보다 예쁜 굿즈들이 많아서 좋다”고 말했다.

트랜스젠더인권단체 조각보 활동가 이로(30대)씨는 “(제주 축제는) 서울 퀴어축제보다 규모가 작지만 그래서 오순도순하게 소통하기 좋다”며 “사람들이 트스젠더를 성별이나 성적 지향이 아닌 그냥 한 인간으로서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4시 30분부터 동문로터리 탐라문화광장~관덕정~탑동광장 등 약 3.5㎞ 구간에서 퍼레이드 행진을 이어갔다.

제6회 제주퀴어프라이드가 열린 1일 오후 제주시 동문로터리 일대에서 제주특별자치도 기독교교단협의회가 주최한 ‘퀴어행사반대 제주도민대회’가 열렸다.

한편 행사장 인근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 기독교교단협의회가 주최한 ‘퀴어행사반대 제주도민대회’가 열렸다. 대회는 시민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학교 동성애 인권교육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물리적 충돌에 대비해 경찰 병력이 투입돼 질서 유지에 나섰으나 다행히 큰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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