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모리현 애플마라톤] 사과밭 달리며… 제주-아오모리 우정 다진 마라톤

[아오모리현 애플마라톤] 사과밭 달리며… 제주-아오모리 우정 다진 마라톤
감귤마라톤 이가연 씨, 아오모리현 애플마라톤 2위
"'파이팅' 외치는 日 주민들에 감동… 코스 절경"
한라일보-동오일보 마라톤 교류 성공적 마무리
  • 입력 : 2025. 10.06(월) 00:22  수정 : 2025. 10. 06(월) 02:24
  •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고성현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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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대기 중인 이가연 씨(앞줄 왼쪽 첫 번째)

[한라일보] 제주 대표 마라톤인 ‘제주감귤국제마라톤’ 참가자가 제주도의 자매결연 지자체인 일본 아오모리현 ‘제23회 히로사키·시라카미 애플마라톤’에서 풀코스 여자부를 2위로 주파하며 한국 마라톤의 자존심을 지키고 양 지자체의 우정을 다시 확인하는 데 일조했다.

5일 제23회 애플마라톤에 참여한 이가연 씨.



감귤마라톤을 대표해 5일 애플마라톤에 참가한 주인공은 이가연(56·대전여명달리기)씨. 지난해 11월에 열린 감귤마라톤 풀코스 여자부에서 3시간2분을 기록해 전체 2위(내국인 1위)를 기록한 실력자다.

일본 동오일보(東奥日報)는 2017년부터 이어진 한라일보와의 마라톤 교류의 일환으로 이 씨를 이번 애플마라톤에 초청했다. 함께 초청받은 남자부 이창석(충남 천안)씨는 아쉽게도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대회 방문객들에게 사과 등을 나눠주는 주최 측.



대회 당일 오전, 대회 시작점인 오테몬광장은 수많은 인파로 활기를 띠었다. 참가자들은 물론 주민들도 참가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였다. 주최 측은 대회를 찾아온 방문객들에게 사과와 사과주스 등을 나눠주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했다.

일본 만화 캐릭터 '근육맨'을 코스프레한 참가자.



국민스포츠대전 마스코트 '앗푸리이토 군'



오전 9시에 풀코스 참가자들이 출발했으며, 15분 간격으로 구간별 출발이 이뤄졌다. 만화 강국답게 코스프레를 한 참가자들이 사람들의 흥을 돋우기도 했다. 특히 아오모리는 내년, 우리나라의 전국체전과 비슷한 ‘국민스포츠대전’을 앞두고 해당 대회의 마스코트를 출발선에 내세웠다.

아오모리현 경치.



이날 러너들은 아오모리의 정취를 느끼며 ‘힐링’ 러닝을 즐길 수 있었다. 아오모리는 일본 내 최고 품질 사과 생산지로 유명하다. 이 무렵 아오모리는 새빨간 사과가 달린 사과나무와 황금빛으로 익은 벼가 이와키산을 배경 삼아 절경을 이룬다.

이가연 씨가 상패를 받고 있다.



이가연 씨는 3시간3분52초로 결승지점을 통과해 풀코스 여자부 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사전에 코스를 답사하며 당초 목표로 세웠던 3시간5분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여자부 풀코스 1위는 지난해 감귤마라톤에 초청받아 우승을 차지한 히라야마 아카네 씨가 2시간45분의 기록으로 다시 한번 영예를 안았다.

이가연 씨와 히라야마 아카네 씨는 결승점 도착 이후 서로를 알아보고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가연 씨는 “역시 히라야마 씨가 굉장히 잘 달린다”며 상대를 치켜세웠다.

이 씨는 소감으로 “지원해 준 동오일보와 한라일보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뛰었다”며 “결과에 만족스럽고 해외대회에서 입상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씨는 애플마라톤의 코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씨는 “도시와 농촌을 오가는 듯한 코스를 뛰며 지루할 틈이 없었다”며 “힘들 때 사과밭을 보면 힘이 났다. 코스 중간에 강(이와키강)이 있었는데 시원한 강바람이 몸을 식혀줘 좋았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제23회를 맞은 애플마라톤은 아오모리현을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외국인을 찾아보기 힘들던 기존 대회에서 벗어나, 대회장에는 한국, 중국,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아오모리 공항에서 만난 한국인 참가자 부부는 “일본 오사카마라톤과 애플마라톤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했다”며 “일본 사과의 고장이라는 아오모리에 꼭 한번 가보고 싶어서 애플 마라톤을 선택했다”고 참가 사유를 밝혔다.

히로사키대학교 봉사단.



애플 마라톤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들이 한 뜻이 돼 대회를 이끈다는 점이다. 대회장에는 현지 대학생들을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이 참가자들을 도왔다. 코스 중간에는 주민들이 참가자들에게 음료를 나눠주며 힘든 러닝을 이어갈 수 있도록 격려를 했다.

이 씨는 “주민들이 내 번호표를 확인하고 한국식 응원인 ‘파이팅’을 외쳐줘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운전자들도 교통통제에 협조를 잘해줘 달리는데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봉사단을 이끈 토시코 토미사와 히로사키대학교 간호교육학과 교수는 “외국인들도 많이 오는 대회인 만큼 학생들에게 커뮤니케이션의 경험과 봉사정신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고 봉사의 계기를 밝혔다.

이번 대회는 참가인원에 제한을 둬 총 4582명이 참가했으며, 이 중 풀코스 참가자가 1402명, 하프코스 참가자가 1073명으로 전체 참가자 중 약 54%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풀코스에 60대가 189명, 70대 이상이 45명 참가하는 등 고령층이 탄탄한 체력을 과시했다.

한편 한라일보와 동오일보의 마라톤 교류는 올해를 끝으로 2017년부터 시작된 9년 간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이날 양사의 마지막 마라톤 교류에서 한·일 선수들이 1·2위를 차지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카사이 켄고 동오일보 기획사업부 차장은 “아오모리의 장점들을 제주도민들에게 전할 수 있어서 의미가 컸다”고 그동안의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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