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성인을 대신해 아픈 가족의 간병과 가사 등을 떠안은 가족 돌봄 아동이 제주에 최대 470여 명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부 연구용역 보고서 ‘13세 미만 가족돌봄아동 현황 및 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제주지역에서 가족 내 주된 돌봄 역할을 하는 아동은 최소 255명에서 최대 476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국내 최초로 사회보장 행정데이터를 이용해 13세 미만 가족 돌봄 아동 규모를 추정한 연구다.
구체적으로 제주지역 13세 미만 아동이 있는 가구 중에서 가정 내 돌봄 필요를 최대 치로 추정하고, 돌봄이 필요하지 않은 건강한 성인 가구원이 동거 중이지 않은 가족 돌봄 아동은 476명이다.
같은 조건에서 돌봄 필요를 보수적으로 추정할 경우엔 최소 255명의 가족 돌봄 아동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가족 돌봄 아동은 전국에 최소 1만7647명에서 최대 3만1322명으로 추산된다.
지역별로는 경기 3906명(22.1%), 서울 2519명(14.3%), 경북 1329명(7.5%), 경남 1275명(7.2%), 부산 1145명(6.5%), 전남 985명(5.6%), 전북 941명(5.3%) 순이었다.
특히 제주는 도내 가족 돌봄 아동 가구 중 노인 맞춤 돌봄을 수급하는 가구 비율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전남 6.7%, 제주 5.6%, 전북 4.7% 순이다.
6~12세 가족 돌봄 아동 가구 중 2021년 근로소득이 있는 비율은 최소 44.46%로, 전체 아동가구(81.5%)의 전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구 소득도 평균 2218만원으로 전체 아동가구(7907만원)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족 돌봄 아동들은 아픈 가족을 간병하는 일 외에도 설거지, 청소, 동생 돌봄, 부모 식사 준비에 심지어 농사일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동들은 이 과정에서 정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경제적 어려움, 신체적 어려움 등 복합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연구 결과 드러났다.
서미화 의원은 “가족 돌봄 아동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대상자로 인식되지 못해 제도 밖에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 병원 등 지역사회에서 아동들을 조기 발굴해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