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전 제주시 삼도2동의 한 야외 자전거 보관소. 무단 방치 자전거들이 다수 거치돼 있다.
[한라일보] 제주도심에 설치된 자전거 보관소에 방치된 자전거들이 장기간 자리를 차지하면서 자전거 이용자 등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5일 제주시 연동주민센터 인근의 야외 자전거 보관소에는 자전거 10여 대가 거치돼 있었다. 그러나 한 자전거 앞 바구니에는 먹다 남은 음료병들이 버려져 있었고, 일부 자전거는 바퀴가 녹이 슬고 바람이 빠져 아예 사용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방치돼 있었다.
인근에 위치한 제주시 노형동의 한 실내 자전거 보관소에는 자전거 7대가 보관돼 있었는데, 이 중 5대가 오랜 기간 사용흔적이 없이 흙먼지가 쌓이거나 거미줄이 쳐져 있었다.
자전거 이용객이 많은 삼도2동 탑동 해안로 인근 야외 자전거 보관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자전거가 마구잡이로 거치되면서 자전거들끼리 뒤엉켜 있었고, 역시나 녹슬고 타이어가 파손된 자전거가 여러 대 확인됐다.

5일 오전 제주시 연동의 한 야외 자전거 보관소. 녹슬고 파손된 무단 방치 자전거.

5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의 한 실내 자전거 보관소 내 거치된 자전거 안장에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다.
이처럼 통행량이 많은 도심 내 무단 방치 자전거는 도심 미관을 저해하고, 자전거 이용객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평소 자전거를 자주 이용한다는 시민 A(20대)씨는 “여름엔 날씨가 습해서 야외에 자전거를 두면 더 빨리 녹슬 것 같은데 관리가 잘 안 되는 것 같다”며 “건물 내에 자전거를 보관할 곳이 없는 사람들한테는 공공 보관소가 필요한데 방치 자전거로 이용하지 못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무단 방치 자전거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10일 이상 무단으로 방치된 것이 확인된 경우, 그날부터 14일간 해당 시청 누리집 게시판에 공고한 후 수거해 수리 또는 처분된다.
양 행정시는 무단 방치 자전거 관련 업무를 각 읍면동으로 위임해 관리하고 있다. 제주시가 지난 5년(2020~2024년) 수거한 무단방치 자전거는 4261대에 달한다. 서귀포시는 수거 현황을 집계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내 자전거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제주시에서 1999년 도입했던 ‘자전거 등록제’는 의무가 아닌 권고로 시행되면서 동력을 완전히 잃었다. 최근 제주도가 등록 자전거 대수 전수조사에 나섰으나 자전거 등록제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없어 파악조차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시 관계자는 “도내 자전거와 보관소 수가 워낙 방대해 인력 부족 등으로 무단 방치 자전거 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면서도 “빠른 시일 내에 읍면동에 무단 방치 자전거 처리 관련 공문을 보내 관리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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