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5월 15일은 올해부터 새롭게 기념일로 지정된 '세종대왕 나신 날'. 정부는 경제·사회·문화·국방 등 다방면에 걸친 세종대왕의 업적을 알리기 위해 한글날과 함께 이날을 별도 지정했다. 세종대왕 나신 날을 맞아 제주어 보존·전승 방안으로 추진 중인 '제주어대사전' 웹 사전 구축 사업이 어디까지 왔는지 알아봤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인기를 끌면서 주목을 받은 것 중 하나가 제주어였다. 드라마 제목에 등장하는 '속다'가 우리가 알고 있는 표준어의 뜻만이 아니라 제주에서는 '욕보다' '어려움이나 수고를 당하다'라는 의미로도 쓰이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폭싹' '속았수다'의 제주어 표기가 맞냐 틀리냐를 따지기도 했다.
제주학연구센터 제주어종합상담실이 가동되는 동안 도내외에서 한 해 수백 건의 문의가 이어졌던 건 제주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제주어종합상담실은 예산 지원이 끊기면서 2023년부터 운영이 중단됐다. 지금은 제주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려면 공공도서관 등에 비치된 제주어 관련 사전을 들춰보거나 제주학아카이브 자료실에서 '개정·증보 제주어사전'(제주도, 2009) 문서 파일(PDF)을 내려받아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가 '제4차 제주어 발전 기본계획'(2023~2027)에 따라 '제주어대사전' 웹 사전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어대사전'을 종이 사전으로 펴내는 사업과 별개로 온라인에서 제주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국립국어원에서도 2008년 10월 한글날에 맞춰 종이 사전 대신 '표준국어대사전' 개정판 웹 사전을 개통한 바 있다. 오류 수정이 용이하고 이용자 접근성이 높은 이점을 살린 결과다.
제주도는 올해 처음 '제주어대사전' 웹 사전 구축·운영 예산 1억원을 확보했다. 현재 관련 업체와 계약해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 중으로 오는 10월 말 운영 개시를 목표로 뒀다. 여기엔 표제어 1만 개와 함께 기존 사전보다 한층 풍부한 용례를 더해 제주어에 대한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가령 '속다'를 검색하면 '아이고, 폭삭 속앗수다'('아이고, 무척 애쓰셨습니다')란 사용 예시를 담게 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제주어대사전' 편찬을 위해 집필한 표제어로 웹 사전을 우선 구축해 시범 운영하면서 미비점을 보완할 계획"이라며 "연차적으로 집필된 표제어를 추가로 등재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제주어대사전'은 2018~2024년 총 20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발간할 계획이었으나 그 시기를 늦췄다. 제주도는 예산 반영이 6억 9500만 원에 그치면서 제4차 제주어 발전 기본계획을 변경해 2027년에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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