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별 사교육 참여율 극과 극… 세종·강원·제주 큰 폭 뛰었다

시도별 사교육 참여율 극과 극… 세종·강원·제주 큰 폭 뛰었다
참여율은 서울이 부동의 1위…"교육청별 의지 차이 드러나"
교육부, 올해부터 '교육청 평가'에 사교육비 포함해 책무성 강화
  • 입력 : 2024. 03.17(일) 11:20  수정 : 2024. 03. 17(일) 11:27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지난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의대전문 입시 학원 홍보문이 붙어 있다.연합뉴스

세종·강원·제주 지역 초·중·고교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1년간 큰 폭으로 뛰었다.

사교육 참여율은 서울 지역이 최근 4년 연속 1위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경감을 위해 교육 당국이 총력 대응해야 할 상황에서 이들 지역 교육청의 사교육 경감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교육부, 통계청의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평균 78.5%였다. 사교육 참여율은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도별 사교육 참여율 추이는 엇갈린다.

17개 시도 가운데 세종(83.9%)은 사교육 참여율이 3.4%포인트로 가장 크게 확대됐다. 전국 평균의 17배에 달하는 폭이다.

2위는 2.3%포인트 상승한 강원(72.6%)이었다.

3위는 1.5%포인트 확대된 제주(74.8%), 공동 4위는 각각 1.4%포인트 상승한 부산(80.1%)과 광주(76.3%)로 나타났다.

반면 1.1%포인트 하락한 충북(72%)을 비롯해 전북(69.8%·1.0%p↓), 인천(77.3%·0.6%p↓) 등 17개 시도 가운데 절반 가까운 7개 시도는 사교육 참여율이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7월 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연합뉴스

기간을 좀 더 확대해보면 시도별 사교육 참여율 추이 격차는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2014년과 견줘 지난해 전국 평균 사교육 참여율은 9.9%포인트 올랐다.

이 가운데 세종은 9년간 17.6%포인트나 상승하며 17개 시도 중 사교육 참여율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

2위는 14.3%포인트 상승한 부산, 3위는 11.7%포인트 오른 강원이었다.

4위는 제주, 5위는 인천으로 각각 이 기간 사교육 참여율이 11.5%포인트, 11.4%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전국에서 사교육 참여율이 가장 낮게 상승한 곳은 대전으로 7.4%포인트에 그쳤다.

대전을 비롯해 광주(7.6%p↑), 경남(7.8%p↑) 등 3개 지역은 사교육 참여율 상승 폭이 8%포인트 미만을 기록했다.

사교육 참여율 자체로는 서울이 지난해 기준 84.8%로 가장 높았다. 2위인 세종(83.9%)보다 0.9%포인트, 전국 평균보다는 6.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시도별 사교육 참여율이 공개된 2009년 이래로 서울의 사교육 참여율은 2012년, 2019년 두 번을 제외하고 부동의 1위였다. 2012년, 2019년은 2위였다.

지난해 11월 17일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열린 2024 수능 결과 및 정시합격점수 예측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강사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교육 참여율은 사교육비 못지않게 사교육 정책에서 중요 지표로 통한다.

사교육비는 지역 물가 등이 반영돼 대도시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사교육 참여율은 상대적으로 공교육의 활동, 방과 후 수업, 돌봄 등으로 통제할 수 있는 변수여서 사교육 정책의 실효성을 점검하는 데 더 의미가 있다는 해석도 있다.

결국 시도별로 이같이 사교육 참여율 추이에 차이가 나는 것은 결국 사교육을 잡겠다는 교육청의 의지가 달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교육청별로 그간 추진해온 사교육 경감 대책의 구체성, 효과에 따라 초·중·고교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사교육 참여율이 0.2%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친 대전의 경우, 사교육 수요가 높은 영역에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해 사교육비를 절감시키는 '사교육 절감형 학교'를 2021년부터 꾸준히 추진하면서 학생·학부모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교육 참여율이 1.0%포인트 하락한 전북은 '학생 맞춤형 평가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고, 과목별 성취 기준 도달을 확인하기 위한 평가 도움 자료를 개발하는 한편, 초등 돌봄교실 대기 수요 해소를 위한 컨설팅도 추진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사교육 참여율이 큰 폭으로 오른 시도에서는 효과적인 사교육 경감 대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청이 주체가 돼 지역 상황에 맞는 사교육 경감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수 있도록 교육부는 올해부터 1인당 사교육비 증가율, 사교육 참여율 증감, 학원 지도 점검 등을 시도교육청 평가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송경원 녹색정의당 정책위원은 "과거에는 교육청이 지역별 사교육비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현재 일부 교육감들은 반성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교육비는 여러 사회 문제의 핵심적인 원인인 만큼 교육부나 교육청이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며 "교육청 평가 결과와 연계한 인센티브를 많이 줄 경우 사교육비 경감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38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