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신년 인터뷰]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정상 등교 이어가도록 방역·안전관리 최선"
  • 입력 : 2022. 01.05(수)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한라일보와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 3월 새 학년 등교수업을 정상적으로 이어가도록 방역과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만·정서위기… 신속·세밀 지원
학급당 학생수 감축 노력, 서부중·평준화고 계획대로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한라일보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오는 3월 새 학년 모든 학교가 정상적으로 등교수업을 이어가도록 방역과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올해 6월 치러질 교육감 선거 '3선 도전'의사를 밝힌 이 교육감은 임기 중 최대 성과로 '교육 중심 문화' '고교체제개편'을 꼽았다.



▶지난해 코로나19에 대응해 추진된 정책 중 아쉬웠던 점과 올해 역점 추진될 정책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몸과 마음의 건강 지표가 좋지 않다. 많은 지원을 했다고 하지만 비만이나 정서 위기 문제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더 신속하고 세밀하게 아이들의 건강을 지원하고 돌봐야 한다. 올해 가장 중요한 건 3월 새 학년 등교수업을 정상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3월 이후 모든 학교가 정상적으로 등교수업을 이어가도록 방역과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다문화, 탈북학생 등 '느린 학습자'를 원인별, 유형별로 맞춤 지원하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 AI 및 소프트웨어 교육 기반을 확충하고, 지구 생태시민 교육도 본격 확대하겠다.



▶교육계 현안인 과대학교·과밀학급 문제 해소 방안과 교육계의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 요구에 대한 견해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은 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목표와 현실 격차가 크다. 해결할 수 있는 과제부터 하나씩 해결하며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겠다. 지난해에도 교사와 교실을 늘려 최대 35명이던 학급당 학생 수를 30명 이하로 줄인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의 학급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2025년 개교를 목표로 제주시 동지역에 고등학교 1개교를 신설하려 한다. 중학교는 2024년 서부중이 개교하면 숨통이 트일 거라고 본다.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2023학년도까지 23명대를 유지하다가, 2024학년도 이후에는 22명대로 낮아져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함덕초등학교선흘분교장'이 본교로 공식 승격하면, 학생 수 분산과 지역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과밀 초등학교에는 모듈러 교실을 설치해 밀집도를 분산하겠다.



▶공약사업으로 추진된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가 2기에 접어들었다. 그동안의 성과와 과제를 짚는다면=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다르겠지만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가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고 자부한다. 지난 2019년 공론화위원회의 첫 번째 정책 권고안인 '중·고등학생 교복개선'을 수용한 바 있다. 권고안 결과 이전에 권고안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너무나 값진 경험이다. 아이들은 공론화 과정에 직접 참여해 민주적인 합의를 경험했다. 민주시민교육에 있어서 뜻 깊은 결실이다.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인 경우 공론화를 추진하다가 중단됐다.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진행이 쉽지 않은 여건이었다. 공론화위원회 운영 기간이 5년도 되지 않는다. 교육 현안을 공론화 과정으로 해결하는 경험들이 많지 않다. 경험들이 쌓이면 공론화는 문화로 정착할 것이다. 그동안의 성과를 분석하면서 제도가 더 발전하도록 지원하겠다.



▶가칭 서부중과 신제주권 평준화고 신설 계획 관련 현재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은=

서부중 설립과 신제주권 평준화고 설립 모두 시간이 빠듯하고 어려운 과정들이 남아있다. 최선을 다해 소통하고 지원을 강화하면서 계획대로 개교를 추진하겠다. 서부중은 직접 부지를 매입하며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추진 과정이 새롭고 어렵다. 도청과 의회, 시청 등 지자체와 유관기관들의 전향적인 협력을 거듭 요청한다. 제주시 동지역 일반고 신설은 제주고 동문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 학교 신설을 원활하게 하려면 중앙투자심사를 안정적으로 통과해야 한다. 이런 과정들을 고려할 때 중앙투자심사 받을 기간을 7월 이후로 계획하고 있다. 중투심사를 받지 않고 학교를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나타날 다양한 변수와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학교폭력 문제 해소,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사교육이 학교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교사와 친구들을 만나 교류하고 따뜻함을 나누는 과정이 아이들 성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사교육을 없앨 수는 없겠지만 막연한 사교육 의존을 해소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학부모들이 믿음을 갖도록 아이 한 명, 한 명을 사랑과 정성으로 지원하는 공교육이 안착해야 한다. 사교육이 돌봄 역할도 하기 때문에 학교 내 돌봄도 현실에 맞게 재구성해야 한다. 사교육이 대처할 수 없는, 지금 수능과는 다른 새로운 대입제도도 마련해야 한다.

학교폭력은 사전 예방과 회복의 관점으로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 학폭위가 해결의 정답일 수 없다. 학폭위까지 가지 않는 방향에서 합의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일상에서부터 배려와 협력 관계가 유지되도록 평화교실 운영에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학교폭력 해소를 위해서는 가정과 지역사회의 협력도 중요하다. 아이들을 더욱 따뜻하게 사랑하고 지원해주길 부탁드린다.



▶'이석문 체제 1·2기'의 최대 성과와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먼저 학교와 지역 사회가 아이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생각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교육감 취임 이전에 교육청과 학교 현장은 '행정 중심 문화'였다. 그동안 '교육 중심 문화'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하는 '교육 중심 학교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이제는 도민 사회가 아이 중심 문화로 바뀌고 있다. 안전한 통학로를 만드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다른 성과는 '고교체제개편'이다. 읍면지역 학교가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 좋은 진학과 학력의 결과를 내고 있다. 이는 지역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아쉬운 점은 많은 노력과 지원을 하지만 비만율이 전국적으로 높다. 성산고 국립 해사고 전환이 기재부 문턱을 넘지 못해 최종 무산된 것도 아쉽다.



▶급식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은=

일을 하다가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께 송구함을 전한다. 검토 끝에 지금의 음식물 감량기가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노동자들이 일을 하다보면 익숙한 습관대로 행동을 하게 된다. 안전한 기계라면 습관적 행동에 대한 안전도 보장을 해야 한다. 일부 학교 급식실에서 화재도 났는 데 그 원인이 감량기로 의심된다. 음식물 쓰레기 건조 등을 위해 많은 열을 내기 때문이다. 앞으로 음식물 감량기 사용을 중지하려 한다. 감량기 사용 규정은 조례 부칙으로 명시됐다. 이를 개정해야 한다. 조례가 개정되면 사용을 중지하도록 한 뒤 후속 조치를 마련하겠다.



▶교육정책 추진과정에서의 '불통' '소통부재' 지적에 대한 견해는=

소통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고칠 건 고치겠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다른 소신과 입장이 만나면 당연히 갈등과 불협화음이 생긴다. 갈등도 소중한 소통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방향성과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한다. 지금까지 추진한 정책들은 구체적인 방법론이 달랐지 방향성은 같았다고 생각한다. 신뢰와 방향성이 유지되면 구체적인 방법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일시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에는 합의안과 성과가 나온다.



▶도민들에게 한마디=

도민들을 향한 감사함을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교육'으로 보답하는 데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 새해는 임인년 '범의 해'다. 대한민국 기상을 닮은 호랑이 기운을 가득 담아서 새해를 힘차게 시작하기를 기원드린다.

오은지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7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