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서귀포, ‘서귀포 별빛영화페스티벌’ 통해 마을 공동체 복원 나서

문화도시 서귀포, ‘서귀포 별빛영화페스티벌’ 통해 마을 공동체 복원 나서
105개 서귀포 마을 삼춘들을 응원하는 마을영화축제로 '노지문화' 증명
  • 입력 : 2019. 10.14(월) 15:27
  • 이재정시민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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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영화페스티벌 폐막 GV 현장(오른쪽부터 백승환 감독, 조달환 배우)

‘마을 주민참여’라는 영화제 참여 방식의 새로운 유형을 제시하면서 ‘서귀포 별빛 영화페스티벌’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서귀포 서귀진성 야외 별빛극장에서 3일간 진행된 시민 영화축제 ‘서귀포 별빛영화페스티벌’은 영화축제와 서귀진성이라는 서귀포 근대역사문화 아카이브 사업을 연결해 주목받았다.

기획 단계에서 “영화제? 영화제가 난무하는 화산섬에서 이걸 왜 또 하지?”라는 질문들이 쏟아졌다고 한다. ​

사업신청서 제출과 보조금 심의 과정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고 서귀진성(송산동)은 근대문화유산이 남아있는 서귀포 원도심, 송산동의 아이콘일 수 있다는 점에 눈길이 머물렀다고 한다.

​ 자구리해변에서 서귀진성으로 장소가 변경된 이유이기도 했다. 이중섭 거리에서 서귀진성 골목 나아가 항구까지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관심과 방문이 연결되길 희망하는 주민들의 요구도 반영됐다.

영화페스티벌의 방향이 아카이빙(기록)으로 잡혔고 또 무엇을 기록한 영화를 선정할까 고민하다 제주해양(바다)에 이르렀다고 한다.

마을 아카이브 사업은 유효성 증명이 쉽지 않은 종목이다. 하물며 영화의 주제를 기록으로 잡는 것 역시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기록, 공감, 주민의 참여 등 제반 여건이 열악한 서귀포(송산동, 서귀진성)에서 마을을 영화로 연결 짓는다는 건 일종의 모험이었을 것이다. 존재를 증명하는 일치고 쉬운 일이 어디 있을까?

​ 서귀포 행정이 강조하는 문화도시 서귀포의 핵심 ‘노지문화’, 역시 쉽지 않다. 하지만 축제가 마을과 연결 되면서 그 시작을 기록(아카이브)로 잡고 제주해양생태에 주목한 게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유발할 수 있었다.

​ 그 결과 관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고 한다. 연 인원 300여 명, 적다고 할 수 있는 수치지만 마을 주민들 중심으로 참여하고 집계된 숫자라고 하면 의미는 다르다.

특히 ‘105개 마을이 가꾸는 노지문화’가 영화로 연결되면서 마을의 자산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고 진성의 끝자락은 바다로 이어진다는 점을 착안, 제주행양 관련 영화를 70% 선정한 점은 탁월해 보인다.

강해선씨를 프로그래머로 선정했고 제주독립영화협회의 도움을 얻을 수 잇엇고 또 첫 날 콘서트의 주제를 '시인의 영화'로 잡아 지역 시인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점, 이튿날 콘서트 주제를 세계영화음악으로 잡고 지역 음악인들과 연대, 성악(가곡, 오페라, 뮤지컬, 대중가요), 연주 등을 버무린 점 등이 축제의 호응도를 이끈 이유로 분석된다. 나아가 폐막작으로 선정된 ‘첫잔처럼은 흥행 코드인 먹방을 다룬 점, 행사장에 백승환 감독, 주연배우 조달환 등이 출연해 관람객들과의 호감을 유발한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진행 시기, 진행 방안 그리고 재원과 마을 주민들의 주체적 참여 등 ​몇 가지 과제도 남겼지만 첫 해 서귀포 별빛 영화페스티벌은 영화의 소재, 공간 철학, 주민과의 연계 등에서 관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바다와 마을, 영화와 예술, 마을 삼촌들을 연결해 마을 자산의 연결고리로 사고한 점은 축제의 지속성과도 직결, 내년이 더 기대된다.

한때 ‘서귀포의 명동’이라 불리던 서귀리 혹은 솔동산을 대표하던 오래된 집들은 헐리고 모텔과 단기 거주자를 위한 임대형 건물이 경쟁하듯 들어선다. 105개 마을 삼촌들을 응원하는 영화제가 시민들의 소소한 마을 영화제가 마을을 ‘살고 싶은 마을’, ‘오고 싶은 거리’로 변신시킬 수 있을지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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