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빈집/김승범
아직 침묵으로 할 말 다 못하였다면
그냥 묻어두고 용서 하시구려
가고나면 마냥 섭섭해 뒤돌아 보더이다
재너머 긴 긴 인생길 무엇을 더 탐하리오
울퉁 불퉁 설긴 몸둥아리 갯벌에 빠진영혼
고난 세월에 죄인되니 이 몸으로 시주하오
다 버려두고 홀가운 마음으로 저 강 건너가니
마소 마오 붙잡지마오 그대여 붙잡지 마소
행여 그대 부름에 돌아보면 질긴 끈 흔들리오
여어 여어 후 여어 후우 ~여~어 손 흔들며
기쁜 마음으로 보내주오 살가운 정으로 보내주소
미운 정하나 남았거든 거두어 다비식이나 하여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