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가 쓰레기로 몸살

제주 해안가 쓰레기로 몸살
[출동! 현장]스티로폼에 페트병… 미관 해쳐 수거대책 절실
  • 입력 : 2009. 03.24(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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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행원 해안도로 인근 공터에서 바다양식장 등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장소에 폐어구, 폐스티로폼 등의 해양쓰레기를 모아 놓아 산을 이루고 있다. /사진=백금탁기자

도내 절경의 해안가가 해양쓰레기와 생활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회부 취재팀이 지난주 제주시 동·서부해안가를 중심으로 현장을 점검한 결과 양호한 곳이 있는 반면 일부는 해양쓰레기에 생활쓰레기가 넘쳐나고 있었다.

▶해양쓰레기 뒤덮인 제주바다=계절적 영향으로 서부지역 해안가가 상대적으로 많은 해양쓰레기가 확인됐다. 북서풍을 타고 조업중 버린 폐기물과 타지역의 쓰레기 등이 밀려와 제주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각종 플라스틱류와 목재류, 폐로프, 스티로폼에 북서풍을 타고 떠밀려온 중국제품 페트병 등도 쉽게 목격됐다.

구엄지역 해안도로 모 카페 앞 해안가에는 폐어구와 함께 바다를 찾은 사람들이 불법투기한 생활쓰레기가 여기저기 뒤섞여 있었다. 고내 포구앞 해상도 비슷한 실정으로 육상에서 버려진 것들이 많았다. 애월항에는 생활쓰레기가 방치돼 있었고 신창~용수간 해안도로에도 곳곳에서 쓰레기가 발견됐다. 특히 쓰레기를 수거한 포대를 신속하게 처리하지 않아 미관마저 해치고 있었다.

반면 최근 한림항 등 한림지역 해안가는 비교적 양호했다.

관광객 김모(35·경기도 성남)씨는 "아름다운 해안절경에 어울리지 않게 곳곳에 폐스티로폼을 담은 포대자루가 놓여 있어 보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동부 해안가도 서부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김녕 해안가에서는 해양쓰레기와 일반쓰레기를 소각하고 있었다. 갯바위마다 소각 흔적이 남아 있고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사례도 목격됐다. 해양쓰레기보다 오히려 일반쓰레기가 많았다.

월정~행원해안가는 비교적 깨끗했다. 최근 바다정화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스티로폼은 주기적으로 돌며 수거하고 있었다. 갈매기표지판 등 수거한 스티로폼을 철사로 엮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고정시켜 놓은 현장이 여러 곳에서 목격됐다. 행원 해안가에서도 중국에서 떠밀려온 생수병 등 페트병 종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해상에서 버려지는 각종 플라스틱 제품들이 많았다.

낚시객이 버리는 쓰레기의 양은 많지 않지만 갯바위 곳곳에서 해양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또 일부 마을 주민들이 해안가에서 쓰레기를 태우면서 또다른 오염원이 되고 있다.

▶문제점과 해결책=해양오염을 유발하는 쓰레기는 집중호우, 홍수, 태풍시 하천을 통해 유입되는 생활쓰레기가 대부분이다. 제주시가 지난해 해양쓰레기 4000톤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68%인 2717톤이 생활쓰레기로 확인됐다. 나머지 32%는 어업활동중 발생한 폐기물과 다른지방 양식장에서 버려지는 어구, 어망, 스티로폼 등이다. 이들 쓰레기는 북서계절풍의 영향으로 제주해안으로 밀려오고 있다.

제주시는 이에 따라 기존 치우는 정책에서 쓰레기의 발생량을 줄이는 사전예방중심으로 정책을 바꾸고 있다. 오염원인 행위자의 책임 강화, 쓰레기 재활용 및 자원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2007년부터 추진중인 바다정화활동인 산타클로스운동도 병행한다. 제주~추자해역을 운항하는 외국선박의 쓰레기 투기금지 계도문제도 정부와 조율하고 있다. 전남과 경남지역 양식장 등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도 해당 행정기관을 통해 협조를 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자치도는 올해 '해양환경미화원' 제도를 도입하고 국비를 지원받아 공공근로자 28명을 상시 고용해 해안정화에 나선다. 쓰레기 수거사업에 2억8000만원, 폐어망 수거와 처리에 5억5000만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에도 불구 해양쓰레기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어 과태료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단속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취재=사회부 특별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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