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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주 출신 박시백 역사만화 '친일파 열전'
"터무니없는 친일파 위상 바로잡아야"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9.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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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부록 '친일인물약력'에 실린 친일파들.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이름들을 볼 수 있다.

7권 '35년' 중 친일파 이야기
어떻게 세 불리고 부 쌓았나

"사상적·혈연적 후예들 건재"


1945년 거짓말처럼 해방이 찾아왔고 일제에 저항했던 독립운동가들은 석방됐다. 미 군정이 시작되면서 일장기가 걸려 있던 총독부 건물엔 성조기가 휘날리게 되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 세상이 끝난 줄 알고 숨죽였던 각계의 친일파들은 하나둘 밖으로 나왔다. 갖가지 정치 구호가 난립하는 세상 속에 친일파들은 변화된 세상의 공기를 정확히 읽어냈다. 그들은 친미 반공으로 옷을 갈아입고 무시못할 세력으로 되살아났다.

이런 가운데 숱한 정치적 격변을 거친 뒤 남한만의 단독 선거로 출범한 제헌 국회는 민족적 여망에 부응해 반민족행위처벌법을 제정하고 반민특위를 구성한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이승만의 담화가 다섯 차례 이어지는 등 반민특위는 급속히 위축되며 5개월 남짓 활동한 채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했다. 두려울 것이 없어진 친일파들은 이후 처벌은커녕 우리 사회의 주류가 되었다.

역사교사들이 선정한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에 꼽힌 제주 출신 박시백의 '친일파 열전'은 이 같은 '친일의 역사'로 시작된다. 앞서 2020년에 일제 강점의 역사를 담은 '35년'을 전 7권으로 완간했던 그가 그중에서 친일파들 이야기만 따로 모아 펴낸 '친일파 열전'은 "각 분야의 친일파들을 널리 알려 그들이 우리 현대사에 자리하고 있는 터무니없는 위상을 바로잡는 것이 친일 청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해 민족문제연구소의 제안을 받아들여 제작한 역사만화다.

이 책엔 강화도조약부터 해방 직후까지 친일파들의 형성과 활동에 대한 역사를 간략히 다룬 뒤 시기별, 부문별 대표적인 친일파가 소개됐다. 친일파의 탄생에 이어 이들이 어떻게 세를 불리고 부를 쌓아왔는지, 해방 이후 어떻게 그 죗값을 피해갔는지 추적했다.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4389명 중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는 150여 명의 친일파를 가려내 행적을 공개했고 특별부록으로 '친일인물약력'을 실었다.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이름들이 그 안에 있다. 저자는 "그들은 생물학적 수명을 다해 사라졌지만, 그 혈연적.사상적 후예들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했다. 비아북. 1만6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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