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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뿌리 깊은 감각의 위계 뒤집고 미각 사유
캐롤린 코스마이어의 '음식 철학'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1.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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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에 대한 지적 전통 탐구
미학적 담론 가능성 제시

플라톤은 미각에 대해 악평을 남겼다. "혀의 지각들은 머리의 신성한 곳에 거주하지 않고, 지적인 영혼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다." 소화기관인 위에 대해서는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육욕의 영혼을 위한 여물통"이라고 평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감각의 위계에서 시각과 청각의 우월성에 집중했다. 이는 맛은 쾌락의 대상이며, 여성과 짝을 이루는 낮은 서열의 감각이라는 뜻이다.

2000여 년이 지났지만 고대 철학에서 수립된 개념들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철학자들의 맛에 대한 거부는 오늘날에도 넓은 영역에서 그대로 남아 있다.

미국 뉴욕 주립대 버펄로 캠퍼스의 캐롤린 코스마이어 교수가 쓴 '음식 철학'은 서양의 '맛'에 대한 지적 전통을 면밀히 들여다봤다. 지난 20년간 음식 철학 분야의 고전으로 자리 잡아온 저작물로 "맛은 흥미로운 철학적 주제가 되지 못한다"는 고대 철학자들의 가정이 뿌리 깊은 잘못임을 일깨운다.

저자는 식사와 음식, 음료는 철학적 탐구가 필요하다는 가설에서 출발하고 있다. 식사는 개별적 경험이면서도 사회적 패턴을 갖는다. 식사는 크고 작은 공동체에서 강한 사회적 의미를 지닌다. 음식은 제례와 일상의 식사까지 상징 체계가 적용된다. 따라서 맛과 행동에 대한 연구는 지각과 인식, 상징적 기능과 사회적 가치를 포함하는 영역으로 이끈다고 했다.

그는 맛이 미학적 감각이라는 사실을 옹호하며 맛은 어떤 기준에 의해 이해되어 왔는지 역사적으로 추적했고, 맛이 미학적 담론으로 적합한지를 살폈다. 미술과 문학에 드러나는 맛과 음식 이야기도 풀어냈다.

특히 그는 소설 '모비딕', '베니스의 상인', '등대로', '바베트의 만찬' 등에 나타나는 장면에서 음식이 어떻게 자양분이 되고, 치유와 위안이 되며, 중독이 되는지 보여주며 '미각적 의미론'이라는 이론적 토대를 만들었다. 그는 "맛, 음식 그리고 식사를 면밀히 검토해 보면, 그것이 가정적이고 일상적인 것이라고 해서 사소하고 천박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맛에 대한 반성보다 더 큰 진리를 깨닫게 하는 것은 없다"고 했다. 권오상 옮김. 헬스레터. 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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