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낳은 제주… 폭풍같은 나날 딛고

바람이 낳은 제주… 폭풍같은 나날 딛고
제주돌문화공원 내 누보
  • 입력 : 2020. 08.04(화) 22: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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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시지의 '폭풍의 바다'(1990).

‘폭풍 속으로 변시지'전
거칠면서 생동하는 필선
1980~90년대 대표작 9점


바람 타는 섬 제주의 삶과 풍경을 담아냈던 변시지 작가(1926~2013)의 '황톳빛 제주화'가 여름 전시장에 걸린다. 제주돌문화공원 내 누보(대표 송정희)에서 기획한 '폭풍 속으로 변시지'전이다.

송정희 대표는 변시지 화집 발간 이래 누보 개관 기념전을 시작으로 변시지 작품을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그 두 번째인 이번 전시에는 변 작가의 작품 세계를 폭풍치는 그림을 통해 만나도록 짜여진다.

전시 작품은 '풍파'(1988), '폭풍의 바다'(1990), '폭풍 속 귀로'(1997), '태풍'(1998) 등 9점에 이른다. 황갈색이 주조를 이루면서 강렬한 붓터치로 변화하던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까지 아우른다. 휘몰아치는 바람을 표현한 거칠면서도 생동감 있는 필선, 화면 전체가 흔들리는 구도, 작가의 힘과 에너지가 절정에 다다랐던 시절의 작품들로 변시지 작가가 '폭풍의 화가'로 불리게 된 배경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변시지 작가는 생전에 "내 작품에서의 폭풍은 독재정권 하의 시달림에 대한 마음 속 저항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고 했었다.

이 전시에 대해 송정희 대표는 "화가 변시지는 생전에 제주는 바람으로부터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변시지의 작업세계에서 바람이 갖는 의미를 들여다보고 '폭풍의 바다' 연작 중 걸작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공익재단 아트시지(이사장 변정훈)와 공동 기획한 전시로 오는 8일부터 10월 10일까지 이어진다. 개막 행사는 첫날 오후 3시에 누보 야외무대에서 진행된다. 이때는 작곡·피아노 문효진, 바이올린 김혜미, 첼로 이현지로 구성된 '트리오 보롬'이 출연해 '이어도사나 콘체르토' 등을 들려준다. 개막 행사 참여 예약은 064)727-7790.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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