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명소 한담 해안 산책로엔 비양심만…

관광 명소 한담 해안 산책로엔 비양심만…
산책로 주변엔 쓰레기 더미… "버리고 치우고 반복"
경계석 파손 심각·안내판은 녹슨지 오래
  • 입력 : 2020. 07.29(수) 17:19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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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제주시 애월읍 애월리 한담 해안 산책로 주차장에 쓰레기가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다. 강다혜기자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애월읍 애월리 한담마을에서 곽지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한담 해안 산책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이들이 버리는 쓰레기가 쌓이고 수거하면 다시 쌓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또 산책로 곳곳 시설물들이 파손된 채 방치돼 안전 사고 우려를 키우고 있다.

29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한담 해안 산책로. 입구에 들어서자 주차 안내판 아래에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고 산책로에는 일회용 음료컵, 패트병 등 생활 쓰레기부터 폐그물, 목재 쓰레기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산책로 뿐 아니라 경계석 너머 바위 틈 사이에 끼워넣은 쓰레기들도 눈에 띄었다. 산책로를 벗어난 한담 해안 주차장과 해안도로 한가운데에도 누군가 비닐로 묶어 버려두고 간 쓰레기부터 테이블, 소파 등 대형쓰레기까지 발견됐다.

환경미화원 A씨는 "매일 치우는 쓰레기의 80%가 관광객들이 바위 틈에 버려두고 가는 음료 컵"이라며 "아름답다는 해안길을 찾아놓고선 쓰레기를 꼭 그렇게 버려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해안 산책로 이용 안내'라고 써진 안내판이 녹슬어 글자를 거의 알아볼 수 없는 모습. 강다혜기자

한담 해안 산책로 경계석이 부서져 있다. 강다혜기자

녹슬고 훼손된 시설물들도 미관을 해쳤다. 산책로 시작점에 설치된 경계석은 쓰러진 채 방치됐고, 도로 바닥과 경계석이 파손돼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곳도 많았다. 지나가는 방문객들이 산책로 한가운데 놓인 부서진 경계석 일부를 피해 걷기도 했다. '해안 산책로 이용 안내'라고 써진 안내판은 이미 녹슨 지 오래돼 글자를 거의 알아볼 수 없었다. 산책로 중간중간에 설치된 계단도 일부 부식돼 있었다.

관광객과 주변 상인들은 쓴소리를 내뱉었다. 대구에서 온 관광객 이윤형(28)·이윤미(28·여)씨는 "탁 트인 제주 바닷길이 여기가 가장 예쁘다고 해서 이곳을 찾았다"며 "경관은 물론 아름답지만, 가까이서 보니 쓰레기 많아서 악취도 나고 부서진 곳도 많아서 관리한 지 오래된 티가 난다"고 꼬집었다. 상인 B씨는 "방치된 쓰레기도 많고, 관광객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도 많아 장마철엔 악취도 심하다"며 "방문객들 쓰레기는 개인의 양심에 맡겨야 할 일이지만, 폐그물이나 대형쓰레기들은 어디서 와서 누가 버리고 가는건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부태진 애월읍장은 "한담 해안 산책로의 쓰레기 문제는 매해 반복되고 있다. 해안 정비 인력을 활용해 매일 수거하지만 곧바로 다시 쌓이고 있어, 방문객들의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파손된 경계석 등 산책로 도로는 현재 제주도 해양수산과에서 정비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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