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119 '도착까지 32분' 인명구조 사각지대 줄여라

제주119 '도착까지 32분' 인명구조 사각지대 줄여라
소방서 구조대 거리 20㎞ 이상 원거리 119센터 6곳
이달 내 2곳 센터서 구조진압대(Res-Pump) 시범 운영
  • 입력 : 2020. 07.09(목) 17:31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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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역에서 소방서와 거리가 20㎞ 이상 떨어진 이른바 '원거리 119센터·지역센터' 6곳 중 2곳에 인명구조사 자격을 갖춘 소방대원이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명구조사는 건물 붕괴, 매몰, 화학 물질 유출 사고 또는 수난 사고 현장에서 구조와 인명 수색이 가능한 특화된 전문 구조대원을 말한다.

9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제주지역에는 24개 119센터와 4개 지역센터가 있다. 119센터는 경찰 조직으로 따지면 지구대·파출소와 비슷한 개념으로 재난·화재 현장에서 최일선을 담당하는 소방기관을, 지역센터는 이보다 규모가 작은 소방기관을 뜻한다.

이들 28개 119센터·지역센터에는 119구조대가 없다. 119구조대는 관할 구역이 넓은 도내 4개 소방서만 운영하는 구조 전담 조직으로 인명구조사 자격을 갖춘 소방대원이 배치돼 있다.

단 119센터·지역센터라도 소속 대원 중 인명구조사 자격이 있는 대원이 있다면 119구조대가 도착하기를 마냥 기다리지 않고 건물 붕괴, 매몰 사고 현장에 해당 대원을 직접 투입할 수 있다.

28개 119센터·지역센터 중 인명구조사 소방대원을 확보한 곳은 18곳이다. 곳에 따라 많게는 7명에서 적게는 1명까지 배치돼 있지만 대다수 3명 수준에 그친다.

나머지 10곳은 관할 구역에서 건물 붕괴, 매몰 사고, 방사능 피폭 사고 등이 발생해도 인명구조사 소방대원이 없어 119구조대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그나마 소방서와 거리가 가깝다면 다행이지만 거리가 20㎞ 이상 떨어진 곳은 119구조대를 지원 받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적절한 대처가 힘들다.

대정119센터가 대표적이다. 인명구조사 대원이 없는 대정119센터는 서부소방서와 26㎞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119구조대가 대정 관할 지역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2분이다.

 추자도도 마찬가지다. 부속섬이다보니 소방서와의 거리가 가장 멀지만 인명구조사 대원은 없다. 소방청이 정한 원거리 '20㎞' 기준은 아니지만 소방서와 19㎞ 떨어져 119구조대가 도착하는 데 23분이 걸리는 김녕지역센터에도 인명구조사 대원이 없다.

 제주도소방본부는 이런 인명 구조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이달 안에 구조진압대(Res-Pump)를 2곳 센터에서 시범 운영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구조진압대는 처음 도입되는 조직으로 119구조대처럼 인명구조사 대원 등 전담 구조 인력과 위해 중량물 유압 작업장비 등 필수구조장비 14종을 보유한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조만간 각급 소방서의 의견을 받아 구조진압대를 시범 운영할 2곳을 선정할 계획"이라며 "인명구조사 대원 확보 수준 뿐만 아니라 구조 수요, 지역적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어디가 선정될 지는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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