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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모든 걸 싸구려로 만들어온 자본주의 전략
라즈 파텔 등 공저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0. 05.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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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육류인 닭고기. 거기에 현대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가 있다면. 닭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유전자를 조합해 가슴 근육을 부풀린다. 육계 농장과 사료용 토지엔 공공자금이 투입되고 막대한 에너지도 싸게 공급된다. 계육 공장은 시급 25센트를 받는 노동자들로 굴러간다. 이들 노동자의 86%는 질병을 앓고 있고 대개 가족의 돌봄에 의존한다. 이 시스템으로 닭은 저렴한 식량으로 다시 노동자들에게 돌아간다.

라즈 파텔·제인스 무어가 공저한 '저렴한 것들의 세계사'는 치킨 한 박스가 던지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기원과 진화, 불평등의 재생산 과정을 그렸다. 자연, 돈, 노동, 돌봄, 식량, 에너지, 생명 등 일곱 가지 저렴한 것들의 역사에 주목해 자본주의의 오랜 전략을 들춰낸다.

책이 담은 메시지는 명료하다. "자본주의는 세계를 싸구려로 만듦으로써 작동해왔다." 저렴하다는 것은 '모든 것을 가능한 한 적은 보상을 주고 동원하는 폭력'이다. 노동, 돌봄, 에너지 무엇이든 돈이 들고 시간이 갈수록 비용이 늘지만 자본주의는 '새로운 저렴한 것들을 확보할 수 있고 인간과 다른 자연의 노동을 저렴하게 강제할 수 있는 장소'인 프런티어를 이동하고 확장해왔다.

이제 프런티어는 전에 없이 작은 반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는 자본의 규모는 커지고 있다. 세계를 저렴하게 만들며 유지하는 게 더는 가능하지 않다는 말이다. 우린 생태의 위기를 겪으며 자연이 결코 저렴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이 문제를 해결할 답으로 저자들은 인식, 보상, 재분배, 재상상, 재창조를 제안했다. 백우진·이경숙 옮김. 북돋움.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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