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없는 제주, 봄꽃 핀 축제장이어라

대문없는 제주, 봄꽃 핀 축제장이어라
베트남 쩐 민 득 개인전… 4·3과 베트남 역사 연결
  • 입력 : 2019. 11.05(화) 18:04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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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 민 득의 '무제-삼무도(三無島)의 새들'.

베트남 전쟁 이후에 태어난 베트남 작가 쩐 민 득. 3개월 동안 문화공간 양(관장 김범진)이 운영하는 레지던시에 참여했던 그가 제주 4·3, 6·25와 연결되는 베트남 역사를 풀어놓은 작품들로 전시를 열고 있다. '분홍꽃이 피다, 여기저기 어디서나 모든 지나간 그리고 다가올 봄에'란 이름의 개인전이다.

호치민에서 활동해온 그는 베트남의 역사, 사회, 문화를 퍼포먼스, 사진, 설치 등에 담아왔다. 제주에서도 4·3 관련 자료를 읽고 이야기를 들으며 남북분단 상황까지 관심이 다다랐다.

'무제-분홍꽃이 피다, 여기저기 어디서나 모든 지나간 그리고 다가올 봄에'는 베트남 전쟁 유물을 파는 시장에서 구입한 조명탄용 낙하산을 활용했다. 작가는 감춰진 비밀을 은유하는 분홍색으로 낙하산을 채색해 역사적 사물과 이야기에 덧칠을 한다.

'무제-화합과 행복에 대한 소망'은 세계가 지역, 인종, 종교, 이념 등 경계를 넘어 화합의 길로 나아갔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실렸다. 행복을 염원하며 걸어두는 베트남 장식품인 새 두 마리가 마주보는 부조가 등장하는 사진인 '무제-삼무도(三無島)의 새들'은대문이 없었던 제주도 전통을 누구나 환영한다는 의미로 해석한 작품이다. 작가에게 대문없는 제주는 봄날 분홍꽃이 곳곳에 피어있는 축제의 장소다.

전시는 이달 17일까지 제주시 거로남6길 13 문화공간 양. 목~일요일 낮 12~오후 6시에 상시 관람 가능하다. 예약 관람 문의 064)755-2018, curator.y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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