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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계 이 사람] (30)이상철 제주국제관악제 집행위원장
"차세대 제주관악 밑거름 다지는 일 남은 바람"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9. 08.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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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제주국제관악제 집행위원장은 관악제의 태동부터 성장까지 사반세기 역사를 증거해온 토박이 관악인이다. 진선희기자

광복 50주년 되는 해 탄생
국제관악제 사반세기 눈앞

"대중성·전문성 균형 강점
청소년 관악 아카데미 등
관악제 성과 이어가도록"

그를 만나던 날, 제주시 도심을 행진하는 관악대를 담은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 사무실 한켠에 놓인 흑백사진으로 고봉식(작고) 제주국제관악제 초대 조직위원장이 1950년대 초 오현고 밴드부를 이끌던 모습이었다. 고인의 뜻을 이어 그 역시 지금 제주관악사의 한 페이지를 쓰고 있다. 이상철 제주국제관악제 집행위원장이다.

1995년 제주국제관악제가 막을 올렸지만 그 시작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8월 문예회관을 주무대로 한국관악협회제주도지부가 대한민국관악제를 성공적으로 치렀고 당시 한국관악협회장이 제주 관악인들을 격려하며 제주고교연합관악단을 1994년 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관악제에 한국 대표로 보낸 일이 계기였다. 트롬본 전공자로 관악협회제주지부장이던 이상철 위원장은 하마마쓰에 머무는 동안 "이 정도 관악제라면 우리도 노력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악협회제주도지부의 제안에 제주도가 예산 지원을 약속하면서 광복 50주년이 되는 해인 1995년 8월 지금의 제주국제관악제가 탄생했다.

관악제는 그동안 몇 차례 변화를 겪었다. 3회부터 격년제가 아니라 연례 축제로 바뀌었다. 1999년부터는 제주시와 공동주최했고 지금은 제주도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2000년엔 제주국제관악콩쿠르가 생겨났고 2009년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가입하며 그 위상이 높아졌다. 2012년부터는 밴드·앙상블 축제, 국제관악콩쿠르를 통합 운영해오고 있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관악인들이 제주를 거쳐갔다. 그는 특히 대만의 예수한, 트롬본의 아르민 로진, 타악기 주자 박동욱, 호른 연주자 김영률, 재독 관악인 윤중헌 등을 떠올렸다. 그들 말고도 국내외 여러 관악인들과 인연을 쌓아가며 관악제를 끌어온 이 위원장은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이 있지만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이어온 점이 이 축제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야기하는 '정체성'은 대중성과 전문성의 균형을 추구하려는 자세다. 그는 축제와 콩쿠르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전문 연주자와 동호인 구분 없이 어울리는 방식을 두고 '제주형 관악제'라고 불렀다.

이달 8일이면 제24회 제주국제관악제, 제14회 제주국제관악콩쿠르의 팡파르가 울리고 다시 9일 동안 금빛 축제가 펼쳐진다. 관악제 기간 유명 연주자가 머무는 제주는 '세계 관악의 수도'가 된다.

내년 관악제 사반세기를 맞는 이 위원장은 "이제는 판을 더 벌려놓기보다 있는 걸 더 세련되게 가꾸고 싶다"고 했다. 관악제가 열리지 않는 겨울 시즌 청소년 세대를 위한 단기 국제관악아카데미 운영, 제주 학교 밴드부의 체계적 육성 등 관악제로 일군 성과를 차세대 제주관악의 밑거름으로 쓰도록 이끄는 일도 그의 바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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