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국인 제주관광 한계, 질적성장 다질 때

[사설] 내국인 제주관광 한계, 질적성장 다질 때
  • 입력 : 2018. 05.30(수)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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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은 여전히 각광받는 산업이다. '굴뚝없는 산업'으로 불리면서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무공해 산업이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어서 더욱 그렇다. 많은 나라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이유다. 하지만 관광객 유입을 제한하는 등 관광산업에 메스를 들이대는 나라들이 생겨나고 있다. 바로 관광산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관광객이 대거 몰려들면서 쓰레기가 폭증하고 교통난이 심화되는 등 주민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어서다. 제주라고 다를 바 없다. 때문에 관광객 숫자에 매달리던 제주 관광산업 역시 질적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그제 발표한 '제주지역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 둔화 요인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내국인 관광객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10.3% 늘면서 제주경제 성장을 견인해 왔다. 그러나 올해 3~4월중에는 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1.5%에 그치는 등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 수요 요인을 보면 올들어 3월까지 내국인 출국자수는 750만명으로 전년동기(660만명) 대비 14% 가량 증가했다. 저비용항공사의 해외노선 확대 등으로 해외여행 비용이 낮아진데다 최근 여행 관련 방송 프로그램이 영향을 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래서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내국인의 제주관광 수요에 대한 포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2017년 제주방문 내국인 관광객수(1352만명)가 10년 전에 비해 3배나 증가하는 등 제주여행을 경험한 내국인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제주를 찾은 내국인이 많아지면서 제주여행 수요가 임계치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내국인이 꼽는 국내여행지로서의 제주에 대한 관심도는 60%대로 여전히 높다. 문제는 이러한 관심도가 실제 여행계획으로 이어지는 비중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는 점이다. 특히 제주 항공노선 축소 등 공급 여건도 제한적이어서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 둔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이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관광정책의 방향도 내놨다. 그 골자는 간명하다. 관광객 수 증가보다는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관광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도모, 빅데이터 활용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마케팅, 도민과 관광객간 상생모델 구축 등을 제시해 주목된다. 그동안 머릿수 채우기에만 급급했던 관광정책으로 인해 제주지역도 그 부작용이 만만찮다. 쓰레기가 넘쳐나고 교통난이 심화되는 등 도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제는 관광산업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뀔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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