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국인 제주땅 대거 매입, 마냥 놔둘건가

[사설] 외국인 제주땅 대거 매입, 마냥 놔둘건가
  • 입력 : 2018. 05.03(목)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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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제주에 불어닥쳤던 부동산 광풍은 매서웠다. 부르는게 값이었다. 부동산 가격이 미쳤다는 소리가 달리 나온 것이 아니다. 그 폐해는 정말 심각했다. 땅을 쪼개서 파는 투기가 기승을 부린데다 분양권 전매나 사전 분양 등 묻지마 투기가 판쳤다. 그런가하면 시세차익을 노려서 중산간과 곶자왈의 췌손이 끊이지 않았다. 제주에 휘몰아친 부동산 광풍에 중국인들이 가세했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나왔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7년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면적은 전년 대비 2.3%(534만㎡) 증가한 2억3890만㎡(239㎢)에 달했다.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0.2% 수준이다. 외국인의 국내 토지보유는 2014~2015년 사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2016년부터 증가세가 둔화됐다. 국적별로는 미국이 전년 대비 4.3% 증가한 1억2481만㎡로 전체 외국인 보유면적의 52.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제주도 땅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인이 보유한 우리나라 토지(1798만6000㎡)의 52.5%인 944만5000㎡(6529필지)가 제주지역에 소재한 땅이다. 중국인의 토지보유는 2014년(752만5000㎡)부터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5년(914만1000㎡)에 정점을 찍은 후 증가폭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인이 제주 땅을 집중적으로 매입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인의 제주 땅 매입은 눈에 띌 정도다. 2012년만 하더라도 외국인이 보유한 도내 토지중 중국인의 점유율은 17.9%(164만3000㎡)에 머물렀다. 그게 2013년 26.6%에 이어 2014년 47.9%, 2015년 44.4%, 2016년 42.1%, 2017년 43.6%를 기록했다. 그 다음 미국(393만㎡, 18.2%), 일본(237만㎡, 11.0%) 순으로 집계됐다. 그러니까 2014년부터 중국인들이 제주지역 토지를 마구 사들이면서 땅값 급등을 부채질한 것이다.

결국 부동산 광풍으로 누가 피해를 보고 있는가. 제주도민들이다.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주택가격이 덩달아 엄청나게 뛰는 등 그 후유증이 만만찮다. 게다가 실수요자가 아닌 투기수요까지 몰리면서 주택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 제주의 집값 폭등을 부추기는 투기수요가 무려 40%에 달한다는 공식 보고서도 나온 바 있다. 주택가격이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갈수록 힘들어지게 됐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로서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들이 언제 다시 제주 부동산을 흔들어 놓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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