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비자로 제주 드나들면서 이래도 되나

[사설] 무비자로 제주 드나들면서 이래도 되나
  • 입력 : 2018. 04.13(금)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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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받았던 중국 비자 발급이 중단되면서 도민과 관광업계가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갑자기 급한 일이 생길 경우 도민들은 일반여권을 이용해 중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중국인들은 무비자로 제주에 쉽게 들어올 수 있다. 반면 도민들은 중국 비자 발급을 위해 다른 지방에 가야 하는 황당한 상황을 맞은 것이다.

제주중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 1월 22일부터 보통여권을 소유한 제주도민에게 발급해주던 비자 업무를 중단했다. 2013년 4월 제주중국총영사관이 비자 업무를 처음 시작한 이래 5년 만에 중단한 것이다. 다만 관용·외교 여권 소지자에 한해서는 비자 발급 업무를 그대로 진행한다.

이 때문에 중국을 여행하려는 제주도민이나 여행사는 광주광역시에 있는 광주중국총영사관을 통해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그동안 비자 발급을 신청하면 이틀 만에 나오던 비자가 평균 5일 가량 걸린다. 도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당장 도내 관광업계에 불똥이 튀고 있다. 이를테면 중국여행상품은 마감 이후 구매를 하려는 고객을 받아줄 수 있는 모객의 유연성이 장점이다. 하지만 제주에서 비자 발급이 중단되면서 상품 판매 마감 시한이 촉박해진데다 비자 발급 비용도 더 늘어나게 됐다.

급기야 도내 한·중 우호 단체들이 나섰다. (사)제주서복문화국제교류협회와 제주21세기한중국제교류협회는 그제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중국총영사관의 비자 발급 업무를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국의 비자발급 중단 조치로 인해 도내 관광업계를 비롯한 각계 각층의 불편과 경제적 손실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국과 중국은 5000년 역사 동안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지역에서 형제국가로 지내왔다"며 "중국과의 우호협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제주중국총영사관에서 비자 업무를 재개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해 주목된다.

물론 제주중국총영사관측은 전국적으로 비자 발급에 대한 권역별 일원화를 추진하면서 중단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설득력이 약하다. 아시다시피 제주는 우리나라에서 중국인들이 무비자로 자유롭게 입국할 수 있는 유일한 도시다. 게다가 중국관광에 나서는 도민들이 적잖은 실정이다. 그만큼 비자업무 중단으로 도민과 관광업계의 불편과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인들은 비자 없이 제주에 쉽게 드나들면서 정작 도민들은 타지역에서 중국 비자를 발급받으라는게 말이 안된다. 중국 정부는 제주에서의 비자 발급 업무를 재개해 제주도민들에게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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