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주국제공항, 이렇게 안전에 둔감해서야

[사설]제주국제공항, 이렇게 안전에 둔감해서야
  • 입력 : 2017. 10.16(월) 00:00
  • 김병준 기자 bj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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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광도시의 공항이 맞나 싶다. 여엿한 국제공항에서 사고가 잦아서다. 얼마전 제주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급제동 사고만 하더라도 관제탑의 실수로 빚어진 것이다. 인재(人災)였다. 제주공항이 안전불감증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완수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달 29일 추석연휴 직전 제주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급제동 사고 때 녹취록 등을 검토한 결과 관제탑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제주공항 관제탑은 오후 3시54분쯤 남북활주로(보조활주로)에 위치한 해군수송기에 활주로를 가로질러 운항할 수 있도록 이동 허가를 내렸다. 곧이어 10초 뒤 동서활주로(주활주로)에 위치한 제주항공 여객기에 이륙허가가 났다.

문제는 두 개의 활주로가 서로 십자 형태로 교차된 구조여서 항공기끼리 충돌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제주항공 여객기는 당시 이륙하기 위해 시속 260㎞로 질주하던 도중 두 활주로 교차 지점에서 해군수송기를 발견, 충돌예상 지점 400~500m 전방에서 급제동했다. 당황한 조종사는 관제탑의 지시 없이 본인의 판단에 따라 급정지해 다행히 충돌을 피한 것이다. 항공기에는 승객 180여명이 탑승해 자칫 대형 인명피해가 날 뻔 했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당시 관제탑에는 관제상황을 통제할 감독관이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도 해당사고와 관련 관제탑의 실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눈더미에 항공기 엔진이 부딪치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도 있었다. 지난해 1월25일 폭설대란 때 제주공항에 착륙하던 대한항공 항공기의 엔진 파손사고 역시 제설작업 부실 때문에 빚어졌다. 눈더미 최대 허용높이 기준과 제설규정에 대한 제설작업 요원들의 이해 부족으로 발생한 것이다.

제주공항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와 제주지방항공청의 관리 허점을 드러내면서 대형사고의 우려를 낳고 있다. 알다시피 모든 대형사고는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다. 단번에 대형사고가 나는게 아니다. 사고가 쌓이다보면 결국 대형사고가 터지는 것이다. 특히 항공사고는 사소한 실수로 인해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때문에 제주공항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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