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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왜, 옛 길인가?
김태일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17. 10.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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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땅이 만들어내는 고유의 경관과 삶의 공동체를 훼손하는 주범은 무분별한 도로확장과 개설, 고층화 되어 가는 빌딩, 그리고 지역적 문화를 상실한 건축일 것이다. 건축물의 고층화와 외형 문제는 도시 관련법과 건축법에 의해 그나마 한번쯤은 검토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있으나 도로의 개설은 웬일인지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추진되고 있는 것 같다. 도로는 단순한 길이 아니다. 여기에는 지역과 지역을 연결시키고 물자의 흐름이 이루어지는 삶의 공간의 활동 매개체인 것이다. 따라서 그 주체는 당연히 사람이어야 하며 도로도 사람을 위한 길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토목중심의 길에 대한 반발로 개설된 것이 올레길이다. 그러나 걷기 열풍을 불러일으킨 올레길은 기본적으로 기존 옛길과 옛길을 연결하거나 새롭게 개척하여 연결한 보행길이라는 측면에서 옛길과는 다르다. 즉 올레길은 옛길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일정부분 인위적인 요소가 가미된 보행길이다. 반면 옛길은 특정한 장소와 장소, 공간과 공간으로 이동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조성된 오래된 길, 생활속의 보행길이라는 측면에서 올레길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의 옛길은 이동의 통로이자 생활공간과 직결되는 공공장소이며 도시, 마을 전체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핏줄과 같은 공공공간이라는 측면에서 보존의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걸어서 즐거운 도시, 마을로 만들 수 없는 것인가? 걷는 즐거움이 있는 도시,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생활사의 단면을 보여주는 옛길의 보전과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 옛길을 보존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원칙과 기준 설정에 다른 추진, 다시말해 핵심적인 사항은 대규모 개발보다는 소규모 개발, 흔적과 기억의 공간 유지, 옛길중심의 보행환경 개선, 편의시설 확충 등에 근거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제주 옛길 보전과 활용을 위한 과제도 산적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첫째, 1914년 지적도를 활용한 제주도 전제의 옛길 조성도 등 DB를 구축하여 제주도 전역의 옛길을 파악과 대동여지도 등 현존 고지도를 활용하여 옛길의 비교 분석하는 작업도 추속작업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둘째, DB자료를 활용하여 위성사진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원형유지, 훼손, 복원 등 전반적인 옛길상태를 파악하여 보전 및 활용을 위한 우선순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보전 및 활용계획에 근거하여 마을만들기 사업,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과 연계를 위한 제도적 근거마련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느림의 미학, 힐링의 제주에는 이제 도로개설보다는 사람을 위한 기존 도로의 정비에 아울러 아주 오랜 옛날 제주사람들이 삶의 체취가 남아 있는 옛길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보행자들이 안심하고 편하게 통행할 수 있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이 늘고 있고, 자전거를 이용하여 제주 곳곳을 여행하는 젊은 하이킹족들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제주의 멋들어진 풍광을 즐길 수 있는 도로의 정비도 필요하다. 제주사람들의 삶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진 마을마다의 옛길 보전이 오히려 시급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좋은 길은 좁을수록 좋고 그런 길일수록 사람과 자연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인식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그리고 옛길의 보전과 활용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지역주민과 행정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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