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계대출 여전히 증가, 위험부담 만만찮다

[사설]가계대출 여전히 증가, 위험부담 만만찮다
  • 입력 : 2017. 09.20(수) 00:00
  • 김병준 기자 bj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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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밝은 경제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동안 눈덩이처럼 계속 불어나기만 하던 가계부채가 한풀 꺾인 것이다. 우리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급증세에 일단 브레이크가 걸려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과 맞물린 일시적인 현상인지, 앞으로도 둔화세가 계속될지 주목된다.

그동안 제주지역 가계대출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올해 3월말 도내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잔액 기준)이 12조원에 이를 때까지 그 추이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작년 12월 11조원을 돌파한지 불과 석 달만에 12조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2014년 11월 6조원에서 2015년 8월 7조원으로 1조원이 늘어나는데 9개월이 걸렸다. 그 후 증가속도가 더욱 빨라져 4개월만인 2015년 12월 8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2016년 8월에는 10조원을 돌파했다. 한마디로 도내 가계대출이 걷잡을 수 없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 제주지역 가계대출 증가세(12.3%)가 전국(2.94%)에서 가장 높았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늘기만 했던 도내 가계대출이 눈에 띄게 꺾이는 분위기다. 그제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밝힌 도내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을 보면 7월 가계대출이 1285억원 늘어 전달(252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2016년 9월(1895억원) 이후 10개월만에 가장 낮은 증가액을 기록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은 117억원 늘어 전달(869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기타대출 증가액도 전달(1651억원)보다 적은 1168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가계대출 급증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도내 가계대출의 절대적인 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가계대출이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말 현재 도내 가계대출은 12조8507억원으로 13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대규모 가계대출이 지역경제 전반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때문에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완전히 돌아서지 않는 한 빚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앞으로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대책과 함께 금리가 인상될 경우 빚부담은 만만찮을 것이다. 특히 상당수 대출자의 경우 소득보다 가계대출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리스크 관리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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