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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밥먹엉 살아졈수광
[예술로 밥먹엉 살아졈수광?](7)변종수 연극인
연극으로 한길… 예술로도 밥 먹엉 살아집니다
변종수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17. 07.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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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수 '문화놀이터 도채비' 대표가 성인 연극반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변종수씨 제공

[문화예술의 섬 제주에 묻다]
안정된 삶 대신 선택한 삶
경제적 가난에도 보람은 커

지치지 않는 용기 가진다면
예술보다 유망 직종 있을까

○…"30여년 전에 연극을 하던 때와 지금이 뭐가 다른가. 알맹이는 없고 외형만 커진 느낌이다."

얼마전 '문화놀이터 도채비'란 이름의 공간을 연 연극인 변종수씨는 그렇게 말했다. 제주시 도심의 건물 지하를 임대한 '도채비'는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아이들까지 예술로 놀 수 있는 공간을 꿈꾼다.

덩치커진 문화예술 기관 등에 기대감을 걸었지만 문화예술 저변 확대가 느린 걸음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직접 소매를 걷어 붙였다. 오래되고 낡은 건물이라 고쳐야 할 곳이 많지만 그는 '도채비'를 응원하는 이들과 함께 공간을 하나둘 채워가고 있다.

변 대표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대학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조만간 대학원 졸업까지 앞두고 있을 만큼 연극에 대한 열정으로 수십년의 시간을 건너왔다. 그래서 그는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그 흔한 문화예술 지원금을 받아본 일이 거의 없다고 했다. 못받기도 했고 안받기도 했을 것이다. 그래도 그는 살아남았다. 지방의 연극 배우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었다. "예술로 밥먹엉 살아진다"는 그의 말은 '허세'가 아니다.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흔히들 연극을 한다고 하면 묻는다. "예술로 밥먹엉 살아집니까?" 이 말을 들으면 난 서슴없이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허고 말고마씨! 골을 말이꽈?" 하지만 주위에 연극을 비롯한 예술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어렵고 힘들다는 푸념을 한다. 특히 연극은 당연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어려운 직업' 중 하나이다. 심지어 서울에서 연극을 하는 지인은 술자리에서 일 년 연봉이 500만원이었다고 고백을 하기도 했다.

난 연극인의 삶을 선택하면서 보통 사람들이 꿈꾸는 평범함, 이를테면, 내 소유의 집이나 차를 가지거나 안정된 직장은 꿈도 꿔보지 않았다. 못 믿을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일정한 보수를 받을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내가 하는 일이 그렇지 못하기에 정말 말 그대로 꿈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아예 꿈도 꿔보지도 않았다. 아니, 그런 꿈을 꿔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당연히 수익의 문제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최소한 내가 선택한 삶을 살고 있다. 그것도 즐겁게,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본인이 원하지 않는 일터에서 누군가의 눈치를 보면서 힘들게 일하고 있다고들 한다. 이렇게 본다면 예술가들이 선택한 것은 경제적으로는 가난할지라도 보람을 찾는 삶이라면, 직장인들은 경제적 안정을 바탕으로 한 생존을 위한 선택의 결과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예술가가 경제적인 여유를 바탕으로 안정된 생활을 누린다면 다른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생길 수도 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예술가에게는 팬들의 존경과 사랑도 덤으로 받게 되니 오히려 예술가의 삶이 더 부유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디 예술가만 힘든가, 어느 직업도 통증이 따르는 것은 마찬가지다. 1년에 식당이 수천 개가 개업을 하고 수천 개가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집에는 번호표를 뽑으면서 밥을 먹고, 어느 집엔 파리만 날린다. 예술가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고민하고 참아내는 사람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반드시 따른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누구 못지않은 삶을 누리고 있다. 연극쟁이로 살면서 한 달에 40만원만 벌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연극을 하겠다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 금액은 요즘 시쳇말로 껌값이 돼버렸다. 물론 내가 이런 삶을 누리는 바탕엔 아내의 땀과 눈물이 바탕에 있는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34세의 늦깎이로 서울에서 2년제 대학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다시 4년제 연극영화과에 편입하고 마치고 나니 40세. 42세에 결혼을 하고 올해 1학기에 대학원을 졸업한다. 이렇듯이 단 한순간도 연극 이외의 딴 길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 만약 현재 나의 삶이 성공이라면, 내가 이렇게 외곬으로 살아온 결과라 생각한다.

그러기에 나는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예술로 밥 먹고 살 수 있다." 아니, "지금은 예술보다 유망한 직종이나 분야는 거의 없다." 다만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지 말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지치지 않고 즐겁게 길을 갈 수 있는 용기만 있으면 말이다.

<변종수·연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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