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일어서니 공기가 다르네요"

"29년 만에 일어서니 공기가 다르네요"
5일 보행보조로봇 시연 행사
"살아가야 한다는 희망 생겨"
  • 입력 : 2017. 04.05(수) 16:24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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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8년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가 된 박종우(51)씨가 수십 년 만에 갓난아기처럼 걸음마를 뗐다. 그는 “29년 만에 일어서서 조금 어지럽지만, 기분이 상당히 좋습니다. 윗 공기가 좋긴 좋네요”라며 소감을 피력했다. 송은범 기자

"29년 만에 일어서서 조금 어지럽지만, 기분이 상당히 좋습니다. 윗 공기가 좋긴 좋네요".

 지난 1988년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가 된 박종우(51)씨가 수십 년 만에 갓난아기처럼 걸음마를 뗐다. 주변 사람들은 그의 발걸음 하나하나에 탄성을 질렀다.

 박씨는 "가격이 다소 부담돼 당장 구입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행정이나 복지단체에서 보조를 해주면 많은 장애인들이 기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엑소아틀레트아시아는 5일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제주도내 지체장애인을 대상으로 보행보조로봇 시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시연회는 하반신 마비로 걷는 것이 불가능한 장애인들에게 보행보조로봇을 소개하고, 직접 착용해 일어서서 걸어보는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보행보조로봇은 치료용이 아닌 보조기로 분류되지만, 하루 종일 앉아있어야 하는 장애인들에게는 기적 같은 로봇으로 인식됐다.

 비용은 6000만~7000만원 선으로 다소 부담스럽지만, 업체는 장애인 복지·체육시설에서 공동 사용할 수 있도록 판매하고, 렌탈 또는 리스 프로그램도 내놓을 예정이다.

 

5일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보행보조로봇 시연행사에서 해당 로봇으로 12주간 훈련을 받은 서인희씨가 참가자들 앞에서 로봇을 이용해 걷고 있다. 송은범기자



지난 2011년 경기도 수원에서 발생한 주유소 폭발사고로 경추 등을 다쳐 두 다리를 쓸 수 없게된 서인희(57·경기도 화성)씨도 이날 시연회에 참석했다. 그는 보행보조로봇으로 12주 간 훈련을 받은 베테랑이다.

 서씨는 "처음에는 심폐기능이 딸려 고생을 했지만, 이제는 운동장 트랙을 혼자 걸을 수 있을 만큼의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일어서는 것 하나 만으로 건강이 예전 보다 좋아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희망도 생겼다"고 달라진 생활을 설명했다.

 김문수 엑소아틀에트아시아 이사는 "가격이 부담된다는 의견에 대해 시연을 했던 한 환자가 '나에게는 정상인들이 중형차를 타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면서 "일어서고 싶을 때 혼자서 일어설 수 있다는 신체적·정서적 만족도는 차량을 구입하는 기쁨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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