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주 교통여건이 서울보다 악화되고 있는데

[사설]제주 교통여건이 서울보다 악화되고 있는데
  • 입력 : 2016. 08.31(수)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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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구가 불어나면서 자동차 증가속도는 가히 폭발적이다. 하루 평균 100대꼴로 새로운 자동차가 도로로 뛰어들고 있어서다. 이러다 보니 제주도는 가구당 1.69대로 인구 대비 차량 보유율이 전국 1위다. 갈수록 교통환경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출·퇴근 시간은 물론이고 시도 때도 없이 교통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도내 교통환경이 얼마나 심각한지 구체적인 데이터로 알려주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지역경제 보고서 8월호'에 따르면 제주시 도심권 주요도로의 교통체증이 서울 도심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제주와 제주공항 입구를 연결하는 도령로의 경우 지난 6월 하루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19.3km로 서울 도심(19.6km)보다 느린 것으로 분석됐다. 차량이 붐비는 퇴근 시간대(오후 5시~ 7시) 통행속도는 13.6km/h로 서울 도심권(18.2km/h)보다 크게 떨어지는 등 교통체증이 심각한 실정이다.

이처럼 도심지 교통체증이 심화되는 요인으로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인구 유입과 관광객의 빠른 증가 등을 꼽고 있다. 실제 제주도 주민등록인구는 5월 말 현재 63만2000명이지만 외국인과 관광객까지 고려한 상주인구는 8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대수의 급증은 절대적인 원인으로 가세한다. 2011년 5월부터 2016년 5월까지 도내 자동차 등록 대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11.9%로 전국평균(3.2%)보다 무려 4배 가까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제주지역 교통난이 심화되면 지역경제 성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교통여건 악화는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하락시키고 쾌적한 이미지를 손상시킴으로써 재방문율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 이뿐인가. 제주의 쾌적한 환경과 높은 삶의 질을 기대해 제주로 사업체를 옮기려는 기업들의 이전 욕구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문제는 도내 교통환경이 점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제주도가 고작 내놓는 것이라곤 케케묵은 차고지증명제 확대나 교통유발부담금제 도입 등 차량 소유자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정책뿐이니 참으로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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