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공도서관에 장서확보가 제대로 안된다니

[사설]공공도서관에 장서확보가 제대로 안된다니
  • 입력 : 2016. 08.26(금)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도서관은 지식과 정보의 보고다. 때문에 도서관의 생명은 장서를 얼마나 구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더욱이 공공도서관들이 그런 가장 기본적인 일조차 등한시한다면 말이 안 된다. 이용객이 많은 우당도서관을 비롯해 탐라도서관·기적의도서관 등 공공도서관들이 장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에 이르렀다.

제주시에 따르면 개관한 지 32년이 된 우당도서관의 장서는 23만9496권으로 도서관법에 정한 36만권의 66.5%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조례상으론 43만2000권을 확보해야 하지만 절반 수준인 55.4%를 보유하고 있다. 탐라도서관은 더 열악하다. 27년 전 개관한 이래 현재 보유장서는 17만3794권으로 도서관법의 32만4000권과 조례상의 38만8800권에 턱없이 모자란 상태다. 도서관법을 적용하면 53.5% 수준이고, 조례에 비춰보면 44.7%에 머물고 있다. 주로 가족단위로 영·유아와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기적의도서관의 장서 수는 5만5826권으로 도서관법에 정한 18만권의 31.0%에 그치고 조례상으론 25.8%로 초라하기 그지없다. 도서관법상 인구 30만명 이상 50만명 미만 지역의 공공도서관은 매년 9000권 이상 장서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매년 7000~8000권의 장서를 보충하고 나머지 부족분인 1000~2000권은 기증을 받아 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법정 장서 수를 보유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공공도서관을 얼마나 소홀히 여기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키를 쥔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이나 도서관엔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얘기다. 어쩌면 장서 문제는 티가 나지 않으니 그러는지도 모른다. 단적으로 제주시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투입한 도서구입비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당도서관이 3억9049만원, 탐라도서관이 3억3618만원, 기적의도서관이 1억9009만원이다. 장서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공공도서관들이 1년동안 쏟아부은 예산이 고작 1억원도 안 될 정도다. 이러니 매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받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도서관을 짓지는 못할망정 기존 도서관에 장서만이라도 제대로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2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