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인조잔디 무조건 반대할 일은 아니다

[월요논단] 인조잔디 무조건 반대할 일은 아니다
  • 입력 : 2015. 06.29(월) 00:00
  • 뉴미디어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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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사회는 지금 학교 운동장에 인조잔디와 천연잔디 시공을 두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인조 잔디는 1960년대 미식 축구 경기장에 사용되며 제2세대를 거쳐 지금은 3세대를 지나고 있다. FIFA에서도 유소년 축구대회나 아마추어 경기들은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2년 FIFA월드컵 축구대회 이후 학교 운동장을 중심으로 시공됐다. 당시 제품들은 중금속 함유량이 심각해 학생들 건강과 환경오염을 우려했었다. 특히 폐 타이어를 재활용한 충진제는 중금속 성분인 납과 1급 발암물질 벤조피렌, 수은, 카드뮴, 아연, 주석 등을 함유해 건강에 해롭고 빗물에 씻겨 하천과 해안으로 흘러들면 해안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었다. 또한 사용기간 이후 폐기를 위해 소각 처리할 때 발생되는 중금속 유해 물질이 대기를 오염시킨다는 사실은 우려할 만했다.

현재 학교 운동장에 시공하려는 인조잔디 제품이 여전히 과거와 같은 제품이라면 절대 시공해선 안 된다. 그러나 중금속이 제거되고 미끄러졌을 때 화상과 같은 상해를 최소화하는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일 경우 시공을 고려할 만하다. 선진국에서는 친환경인증 제품시공이 추세다. 근래 생산되는 제품들은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을 주원료로 하는데 요구르트 용기, 음료수 컵, 식기 등에 사용된다. 오븐에서도 인체에 유해 성분을 배출하지 않는다고 보고됐다. 충진제로 쓰이는 폐타이어 재활용 고무 조각 제품들도 증기로 고열 처리해 중금속 물질을 제거한 제품과 천연 라텍스를 함유한 다양한 색상의 탄성고무 제품들이 있다(EPDM제품).

천연잔디는 시공 비용이 저렴하고 다양한 유기물들이 서식하며 잔디 1헥터에서 산소 1헥터를 생산한다고 한다. 사후처리에도 환경적 문제는 없으나 무시할 수 없는 단점으로 관리비용이 상당하고 기후와 계절에 따라 사용이 제한적이며 잔디 관리를 위해 비료와 농약·물·모래 살포, 잡초 제거, 잔디깎기를 수시로 해야 한다.

반면에 인조잔디는 거름과 농약, 비료가 필요없고 중금속 물질이 제거된 환경 인증을 받은 제품들이 생산된다. 기술력 향상으로 내구연한(약 15년)이 길어지고 관리 비용 저렴, 연중 전천후로 스포츠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2009년 독일 올림픽위원회는 인조 잔디 생산과정에서 발생된 화학물질이 지하수와 지면을 오염시킬 수 있으니 시공시 반드시 오염 물질과 중금속을 제거해야 함을 강조했다. 자외선도 천연잔디 수준으로 차단하고 빗물에 의한 화학 물질의 하천 유입으로 지하수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 고무냄새, 지열 상승 원인(물을 뿌려 열기를 식혀 주면 해소됨)이 된다. 화상과 인대 손상을 발생할 수 있고 스포츠종목에 따른 잔디 길이 조정이 불가능하다. 시공과 사후 관리비용은 국제규격 축구 경기장 기준으 천연잔디는 2억2600만원, 인조잔디는 4억2700만원으로 차이가 있으나 천연잔디는 약 400시간/년, 인조잔디는 2000시간이상/년 사용이 가능하다. 연간 관리비도 천연잔디는 2800만원, 인조잔디는 750만원 정도이다.

장기적 사용을 고려할 때 몇 가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면 인조잔디 시공도 좋을 것이다. 잔디 보호를 위해 사용을 제한해야 하는 천연잔디와 달리 인조잔디는 학교수업을 포함한 스포츠 활동과 방과후 생활스포츠, 동호인들까지 거의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제품소재가 중금속이 제거돼 친환경 인증이 되고 내구연한 10년 이상, 사후 처리까지 보증 받는다면 인조잔디 시공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정구철 제주국제대학교 레저스포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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