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전락한 '무인파괴 방수차'

애물단지 전락한 '무인파괴 방수차'
2010년 16억 들여 전국서 처음으로 도입
  • 입력 : 2015. 04.16(목) 00:00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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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직후 구조 활동을 시연중인 다기능 무인파괴 방수차. 사진=한라일보 DB

5년 동안 한 차례 현장 투입 후 실적 전무

16억원을 들여 전국 최초로 도입한 '다기능 무인파괴 방수차'가 5년 동안 단 한 차례 도내 화재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십 수억원을 주고 산 화재 진압 장비의 효용성을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숭례문 방화 사건을 계기로 지난 2010년 '다기능 무인파괴 방수차'를 전국에서 처음 도입했다.

미국 페라라사가 제작한 이 화재 진압 장비는 도입 당시 대당 가격이 16억원으로 일반 펌프 소방차 가격(1억~2억원)에 비해 적게는 8배, 많게는 16배 비쌌다. 다기능 무인파괴 방수차에는 '파괴용 팁'이 달려있어 지붕이나 벽면과 같이 불을 끌 때 방해하는 구조물을 부수고 직접 발화지점에 물을 뿌릴 수 있다. 당시 소방당국은 도내 목조 문화재 화재와 대형 화재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이 같은 진압장비를 들여왔다고 밝혔다. 이후 이 장비는 제주소방서에 배치됐다.

다기능 무인파괴 방수차는 도입 당시 큰 관심을 모았지만 정작 화재 진압 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제주소방서에 따르면 다기능 무인파괴 방수차는 지난 2010년 4월 2일 제주시 봉개동 청소년 야영장 관리사무소에서 일어난 불을 끈 것 말고는 화재 진압 실적이 전무하다. 이후 다기능 무인파괴 방수차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올해 1월 사이 모두 5차례 화재 현장에 출동했지만 이미 불이 꺼진 뒤여서 물 한번 뿌리지 못했다.

특히 이 기간 도내에서는 한림읍 사찰 화재와 구조물을 뚫고 불을 꺼야할 한림읍 모 육가공 업체 조립식 창고 화재가 있었음에도 무인파괴 방수차는 투입되지 않았다. 올해 초 8호광장 공업사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현장에서도 무인파괴 방수차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제주소방서 관계자는 "다기능 무인 파괴 방수차는 도입 목적에 맞는 화재 현장에만 투입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압 실적이 저조해 보일 뿐"이라며 "8호 광장 화재는 구조물에 구멍을 뚫으면 공기와 맞닿은 불길이 근처 아파트로 솟구쳐 올라 더 큰 화재로 번질 위험성이 있었고, 한림읍에서 발생한 2건의 화재는 이동 시간이 많이 소요돼 출동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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