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국지성 호우 시대 차집관로 정비가 제주 지킨다

[열린마당] 국지성 호우 시대 차집관로 정비가 제주 지킨다
  • 입력 : 2026. 06.23(화) 01:00  수정 : 2026. 06. 23(화) 06:21
  • 부선진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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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최근 제주는 짧은 시간 특정 지역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를 자주 겪고 있다. 과거보다 강우의 예측 가능성은 낮아지고, 순간적으로 유입되는 빗물의 양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도로와 하천뿐 아니라 땅속 하수관로에도 큰 부담을 준다. 특히 관로의 수밀성이 낮아 빗물이나 지하수가 하수관로로 스며드는 경우, 실제 생활하수보다 훨씬 많은 유량이 차집관로와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된다.

제주특별자치도 하수도정비 기본계획에서도 이러한 문제는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노후관로와 저수밀 관로, 우수와 침투수 유입, 일부 관로의 기능 저하 우려 등이 나타나며, 이는 하수처리시설 운영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평상시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도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불명수가 급격히 늘어나 차집관로의 이송 능력을 떨어뜨리고, 펌프장과 처리장의 운영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심할 경우 관로 내 수위 상승, 악취, 역류, 월류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차집관로는 각 지역에서 발생한 하수를 모아 처리장까지 안정적으로 보내는 핵심 시설이다. 도시의 지하 물류망처럼, 곳곳에서 발생한 하수를 정해진 경로를 따라 처리장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물류망의 중간 지점이 막히거나 손상되면 전체 운송이 지연되듯, 차집관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하수 이송과 처리 과정 전반에 부담이 커진다.

특히 제주는 섬 지역이라는 특성상 하수처리 문제가 곧바로 연안환경, 지하수, 관광도시 이미지와 연결된다. 청정 제주의 가치는 눈에 보이는 자연경관만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기반시설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때 유지된다.

따라서 저수밀 관로 개선과 차집관로 정비사업은 단순한 노후시설 보수가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예방투자다. 노후관로 조사, 수밀성 확보, 우수 오접 정비, 맨홀 및 배수설비 점검, 필요한 구간의 차집관로 신설·증설이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뒤 복구하는 방식보다 사전에 취약 구간을 정비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다.

보이지 않는 하수관로가 건강해야 제주의 마을과 바다도 건강할 수 있다. 국지성 호우가 일상이 되어가는 지금, 차집관로 정비사업은 미룰 수 없는 환경 안전망 구축사업이다. <부선진 제주상하수도본부 하수시설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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