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제주도 자생식물 특산 여부 재검토를"

[이 책]"제주도 자생식물 특산 여부 재검토를"
제주어연구소 연간지 '제주어' 제9호 논문서 현진오 소장 제기
"제주백서향·제주사약채 사례 현대적 기법 재검토 필요 시사"
절종 가능성 큰 한라송이풀 등 멸종 위기종 보전 책임도 강조
  • 입력 : 2026. 03.19(목) 17:4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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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특산식물. 사진 위 왼쪽부터 제주달구지풀, 한라개승마, 한라구절초. 아래 왼쪽부터 탐라현호색, 한라고들빼기, 한라설앵초. '제주어' 수록 이미지

[한라일보]
제주고사리삼, 가시딸기, 갈기기름나물, 긴다람쥐꼬리, 바늘엉겅퀴, 섬쥐손이, 제주상사화, 탐라사철란, 탐라현호색, 한라개승마….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제주도 특산식물이다. 우리말 이름에 한라, 섬, 제주, 탐라 등이 붙은 것들이 많다.

 제주 출신 현진오 (주)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장이 제주도 특산식물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와 함께 자생식물에 대한 특산 여부 재검토를 주문했다. 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의 연간 기관지 '제주어' 제9호(2026)에 실린 '제주도 특산식물 현황과 향후 과제'를 통해서다.

 '제주어' 논문 편에 수록된 현진오 소장의 글은 지난해 8월 열린 제주어연구소 개소 아홉 돌 기념 초청 강연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고친 것이다. 현 소장은 이 글에서 지금까지 파악한 59종류의 제주도 특산식물 목록을 소개한 데 이어 제주 특산 여부 재검토가 필요한 제주 자생식물 19종류를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제주백서향은 거제도, 가거도 등지에서 크는 백서향과는 다른 제주도 특산종으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학자들이 중국과 대만에서 자라는 백서향의 변종으로 발표한 식물과 동일한 것으로 여겨진다. 제주도 특산이 아니라 우리나라 자생식물로 밝혀진 경우다. 반면 제주사약채는 1912년 한라산에서 채집한 표본을 근거로 제주도 특산으로 봤지만 이후 학자들이 내륙과 외국에서 자라는 궁궁이와 같은 걸로 취급했다. 그러다 2024년 궁궁이와는 다른 제주도 특산식물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예전의 지위를 되찾았다. 이들 사례는 제주도 자생식물을 현대적인 분류학 연구 기법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현 소장은 환경부가 멸종 위기 야생생물로 지정해 보호하는 제주고사리삼, 한라솜다리, 한라송이풀, 한라장구채 등을 꼽으며 제주도 특산식물에 대한 보전 책임도 강조했다. 그는 2019년 한라송이풀을 마지막으로 기록했던 경험을 꺼낸 뒤 "그 이후 발견되지 않고 있어서 이미 절종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가야산, 설악산, 북부 지방에 나는 이삭송이풀과 같은 것이라 보는 학자들도 있는 만큼 후속 연구가 필요한 식물인데 절멸했다면 연구할 기회마저 함께 사라진 셈"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라장구채도 한라산 화구벽 일대에만 자라는 식물인데 분포 지역이 매우 좁고 개체 수도 많지 않아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제주어' 9호에는 '방언형과 대응 표준어'(강영봉), '제주 민간에서의 사냥 관련 어휘와 문화'(김순자)도 논문 편에 게재됐다. '사진으로 읽는 제주·제주어'에는 이광진 사진가의 1970년대 '추자도 멜첫통'과 '일주도로 길 내기' 등 두 컷의 추자도 사진을 소개했다. '제주어 이야기', '제주어를 만나다', '휘보'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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