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칡덩굴 예산 뒷걸음질.. 체계적 관리 무색

제주도 칡덩굴 예산 뒷걸음질.. 체계적 관리 무색
도, 내년 관리 구역 중복·사각지대 해소에 주력
지속성 위해 부서별 방제 이력 카드 작성 의무화
예산은 되레 30% 이상 줄어 확산 억제 한계 지적
  • 입력 : 2025. 12.29(월) 17:48  수정 : 2025. 12. 29(월) 17:53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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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덩굴.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제주도가 내년 칡덩굴 방제에 투입할 예산이 올해와 비교해 30% 이상 줄었다. 칡덩굴이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도로변, 생활권 등에서 생태계 위협과 경관 훼손 문제가 드러나고 있지만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29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 한 해 칡덩굴 제거 사업 총력 추진 계획을 토대로 방제한 면적은 총 414㏊에 이른다. 전년 제거 면적 349㏊보다 소폭 늘었다.

하지만 기존 방제 사업의 경우 일회성, 단기성 관리 방식 등이 지적됐다. 칡덩굴이 분포한 구역별 관리 주체가 불명확한 중복 구간과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등 사업의 실효성도 떨어졌다.

이에 제주도는 앞으로 부서별 책임 방제 구역을 설정해 끝까지 책임지는 지속 관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도로변 등 경관 영향이 큰 지역은 우선 관리 대상지로 지정해 부서별 방제 이력 관리 카드 작성을 의무화한다. 이를 통해 사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방제 시기와 물리적·화학적 방법을 표준화해 관리 효율을 높이기로 했다.

제주도가 내년 칡덩굴 등 제거 구역으로 정한 곳은 조림지 2279㏊, 공원 녹지 1074.4㏊, 주요 도로변 1118㏊ 등 총 4471.4㏊로 집계됐다. 참여 부서(기관)는 제주도 산림녹지과(총괄), 양 행정시 공원녹지과·안전총괄과·건설과, 읍·면, 한국전력공사 등 20곳이다. 공원, 관광지, 하천변, 도로변, 전신주, 농로와 마을 안길 등 유형별 담당 부서를 두고 대상지에 맞는 물리적·화학적 방제 전략을 쓰게 된다.

이처럼 제주도가 새해 '칡덩굴 체계적 관리 전략'을 수립해 본격 시행할 예정이지만 예산은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다. 올해는 제주도와 행정시를 합쳐 7억1600만 원을 들였지만 내년엔 4억9100만 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더욱이 지난 2월 제주도에서 올해 칡덩굴 총력 제거에 나선다며 국비 포함 32억9500만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주요 도로변 풀베기, 하천 정비 등 연관성 있는 사업 예산을 합친 금액으로 확인됐다. 직접적으로 칡덩굴 제거를 위해 마련한 예산은 그보다 훨씬 적었던 셈이다.

앞서 제주연구원이 진행한 '제주 지역 칡덩굴 확산에 따른 지속 가능한 관리 방안 연구'(2025)에서는 "현재 제주도의 칡덩굴 관리 여건은 예산, 인력, 분포 조사, 모니터링 체계 등 모든 측면에서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며 "특히 제거 예산 부족과 체계적인 관리 방식의 미흡함은 칡덩굴의 확산을 억제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재정이 열악해 칡덩굴 예산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추경을 통해 예산을 더 확보하도록 힘쓰겠다"며 "민간 참여 등을 통해 가시권에서 칡덩굴이 감소했다는 걸 체감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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