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주민센터의 무인민원발급기.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발급 서비스 중단 안내 화면이 나오고 있다.
[한라일보]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화재로 정부 전산망이 마비되면서 제주지역에서도 시민 불편이 잇따랐다. 다만 당초 우려했던 ‘민원 대란’ 규모의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29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주민센터의 무인민원발급기에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하여 장애 복구 시까지 발급 서비스가 중단됨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적힌 안내 화면이 나왔다.
하지만 ‘확인’ 버튼을 누르자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주민등록등본 등 기본 서류를 발급할 수 있었다.
이처럼 무인민원발급기 일부 기능이 정상화됐지만 공지가 이뤄지지 않아 창구를 이용한 주민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박모(31)씨는 “회사에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초본을 제출해야 하는데 정부24 홈페이지가 먹통이라 직접 방문했다”며 “대체 사이트에도 접속해 봤는데 필요한 서류 항목을 찾지 못해서 출근 전에 주민센터에 들렀다”고 말했다.
대출증명서를 발급받으러 온 양모(40대)씨는 “월요일까지 필요한 서류라 주말에 집에서 팩스로 받아보려고 했었다”며 “원래는 집에서도 발급받던 걸 직접 찾으러 가야 해서 불편하다”고 했다.
최모(60)씨는 “주민등록초본이랑 인감증명서가 필요해서 방문했다. 무인민원발급기가 작동된다고 하지만 불안감이 들어 그냥 창구를 이용했다”며 “민원이 몰릴까 봐 일찍 방문했는데 사람이 별로 없어서 빨리 서류를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29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주민센터.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24 홈페이지 접속이 막히며 시민들이 서류 발급을 위해 주민센터를 찾았다.
통합민원발급 창구를 담당하는 직원은 “기본 증명서 발급에는 온나라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아서 큰 어려움은 없다”고 전했다.
반면 다른 지역 주민센터 관계자는 “평소보다 서류 떼러 오신 주민들이 많아 민원실이 평소보다 붐비고 어수선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신문고’ 등 일부 사이트가 접속되지 않으면서 업무에 차질을 빚는 직원들도 있었다.
한 주민센터의 주민자치팀 직원은 “온나라시스템이 막혀서 국민신문고 홈페이지가 열리지 않아 민원 처리 업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내부 회의를 거쳐 대응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오전 제주시 연동우체국에서 시민들이 우편물 접수를 기다리는 모습. 이날 접수된 우편물들은 추석 이후 배송되면서 발걸음을 돌린 시민들이 많았다.
같은 시각 연동우체국도 크게 붐비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날 정부 전산망이 일부 정상화되면서 착불소포와 안심소포를 제외한 우편물 접수가 이뤄졌고, 배송 추적도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제주에서 이날 접수된 우편물들은 추석 이후 배송을 시작하게 된다. 섬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명절 연휴가 겹쳤기 때문이다.
이에 추석 연휴 내로 물품을 보내고자 방문한 시민들 일부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모(50대)씨는 “업무용 서류들을 거래처에 보내려고 했는데 배송이 늦어질 것 같아 다른 택배사를 찾고 있다”고 했다.
배송 지연을 감안하고 우체국 택배를 선택한 시민들도 있었다.
부이 콩 쿠이(Bui Kong Kui, 30대)씨는 “육지에 있는 친구에게 영양제를 보내고 왔다”며 “추석 이후에 배송이 가서 아쉽지만 우체국 택배가 가장 안전할 것 같아서 이용했다”고 전했다.
우체국 관계자는 “아침에는 손님들이 많이 몰렸고 되돌아간 분들도 많았다”며 “국정자원 화재로 일부 택배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고객들에게는 배송 지연과 신선 식품 접수 불가 등을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9일 오전 국정자원 화재로 멈췄던 정부 행정정보시스템 647개 중 정부24와 우체국금융서비스 등 47개 서비스가 복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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