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산물로 제주 술의 가치 빚는 '탐나는인재' 부경철 대표

지역 농산물로 제주 술의 가치 빚는 '탐나는인재' 부경철 대표
[더 큰 내일을 향하다-청년 창업가의 새로운 도전](2) '이시보' 부경철 대표
제주산 쌀로 만든 '이시보 막걸리' 특유 산미 매력적
제주더큰내일센터의 교육과정 창업의 디딤돌 돼
추억 선물하는 양조장으로… 나눔·소통 이어갈 것
  • 입력 : 2025. 09.25(목) 15:04  수정 : 2025. 09. 28(일) 15:01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제주산 쌀로 막걸리를 만들며 제주 술의 가치를 알리고 지역 농산물을 지키고 있는 부경철 농업회사법인 (주)이시보 대표(제주더큰내일센터의 '탐나는인재' 3기 수료). 부경철 씨 제공.

[한라일보] 술이 익어 가는 온도 25도에서 시작된 이름 '이시보'. 자음만으로 그린 로고엔 '술잔 속 제주'가 담겼다.

코로나19로 막힌 호주행 대신 제주더큰내일센터의 문을 두드린 농업회사법인 (주)이시보의 부경철 대표(탐나는인재 3기). 그는 센터의 교육·지원사업을 발판 삼아 창업해, 지역 농산물로 제주 술의 가치를 빚어내고 있다.

▶'이시보 막걸리'에 대해 소개해달라=이시보 막걸리는 논이 아닌 밭에서 벼를 직접 재배하고 일년치를 보관하다 술을 담글 때마다 갓 도정한 쌀로 빚는다. 밭벼 특성상 전분질이 상대적으로 적어 특유의 산미가 매력적이고 50% 도정률로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이러한 우수성을 인정 받아 2025년 조선비즈 대한민국주류대상 막걸리 부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시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제 이름이 이시보인 줄 아시는데, 이시보는 술이 발효될 때 가장 적당한 온도인 25도를 소리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이시보의 자음만으로 만든 로고에는 '술잔에 제주를 담았다'는 뜻을 담았다. 증조할머니께서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을 빚고, 술을 거르는 날이면 손님들이 찾아와 교류하던 것처럼 정성과 문화가 깃든 술을 이어 빚고 있다. 이시보 양조장은 제주 술의 가치를 알리고 로컬 농산물을 지키는 '청년 양조장'이다.

▶제주더큰내일센터와의 인연은?=2020년, 원래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 증류소에 취직하고 술 공부도 하려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계획이 무산됐다. 부모님 밭일을 돕던 중 라디오에서 제주더큰내일센터 홍보를 듣고 부모님의 권유로 지원하게 됐다. 이후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거치며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기반을 다졌고, 점차 양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돌아보면 그때 호주를 갔더라면 지금처럼 양조장을 빠르게 준비하고 더 단단히 자리잡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제주더큰내일센터는 제 창업의 시작점이었고, 그곳에서 이시보가 출발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시보' 부경철 대표. 부경철 씨 제공



▶창업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과 뿌듯했던 순간은=창업은 출발선일 뿐, 그 뒤로 더 큰 산들이 있는 것 같다. 뿌리를 내리기 전까지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 처음 가보는 여행지에 도착해 첫발을 디딜 때의 두려움이 남들보다 조금 더 컸다. 주변의 걱정을 들으며 한동안 위축되기도 했다. 그러다 첫 제품 '이시보 막걸리'가 출시되고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내가 틀리지 않았구나.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맞구나'라는 확신이 생겼는데, 그 순간이 가장 뿌듯했다.

▶예비 창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지금 고민과 걱정이 많을거라 생각된다. 주변의 소리에 흔들릴 수 있지만 시작 단계에서는 자신의 신념을 믿고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을 하다 보면 처음의 마음을 잊을 때가 많다. 왜 이 사업을 시작했는지 잊지 말고 계속 나아가길 바란다. 조금 먼저 시작해본 입장으로 말씀드리자면 고정비를 아껴야 한다. 여건이 된다면 임대료가 없거나 저렴한 공간을 선택하고, 직접 뛰어 인건비를 아끼며 아이템을 증명하고, 인력은 규모에 맞춰 천천히 늘리는 편이 안전하다고 본다. 초기에는 버텨야 하고, 버티려면 최대한 절약하며 차츰 성장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목표는=이제는 제주산 보리로 소주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현재 오크 숙성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향후 '이시보 보리소주'와 '이시보 위스키' 등 처음 꿈꿨던 길을 이어가려 한다. 증조할머니가 그러셨듯 나눔과 소통도 실천하고 싶다. 양조장을 찾아주신 분들께 추억을 남기고 제주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 다시 제주로 찾아오게 만들고 싶다. 증조할머니가 술을 내리시던 날 손님들이 모이던 풍경처럼, 양조장을 찾아와 주신 한 분 한 분을 정성으로 모시는 것이 이시보의 지금의 모습이고, 앞으로의 목표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21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