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소개령 '잃어버린 마을' 종남·섯단마을 정비의 의미

제주4·3 소개령 '잃어버린 마을' 종남·섯단마을 정비의 의미
도, 5억6800만원·2억1000만원 투입… "산 교육장 활용"
종남 원형 가장 잘 남은 곳… 섯단은 복구·폐촌과정 내포
진관훈 박사 "고증 통한 복원 잘 됐고 체계적 보전 중요"
  • 입력 : 2025. 09.05(금) 14:54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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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전탐사 특별취재단이 최근 제주 4·3 당시 소개령으로 '잃어버린 마을'인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 소재 종남마을 복원터를 둘러보고 있다.

[한라일보] 제주4·3사건 당시 초토화 작전으로 전소된 잃어버린 마을에 대한 정비사업에 따른 철저한 고증을 통한 복원과 원형 보전 등의 종합적 관리가 요구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 종남마을과 서귀포시 중문동 섯단마을 등 4·3유적지 2곳에 대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도는 5억6800만원(국비·도비 각 50%, 이하 생략)을 들여 4·3 당시의 모습이 가장 원형적으로 남아 있는 종남마을 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9년 수립한 '제주도 4·3유적지 종합관리계획'에 따라 최근 4·3유적지보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종남마을 인근의 진입로를 비롯해 올레, 집터 등에 대한 정비작업과 함께 인근 토지 6필지(7385㎡) 매입에 나서고 있다. 현재 2필지(2056㎡)는 매입을 마쳤고 나머지 4필지에 대해서는 토지주와 보상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화전탐사 특별취재단의 현장 답사에서 진관훈 박사는 "종남마을 정비사업은 마을 주민 등의 고증을 거쳐 돌담을 쌓고 마을 진입로도 잘 정비한 것 같다"며 "현재 마을 내부에 있는 화전민들이 살던 집터와 통시, 물통 등이 무너지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보전할 수 있도록 해설사와 동행할 때만 탐방을 할 수 있도록 행정차원의 체계적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종남마을 숲 속엔 옛 집터와 통시 등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한라일보DM

지난해 촬영한 정비 이전의 종남마을 올레 전경. 한라일보DM

이와 함께 도는 2억1000만원을 투자해 섯단마을 유적지 정비도 진행 중이다. 이 곳은 중문2리 중심마을이었으나 토벌대에 의해 가옥 일부가 불에 타고 주민들이 소개한 이래 잠시 복원됐었으나, 주민이 떠난 1970~8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복구되지 않은 잃어버린 마을이다. 4·3 시기에 불태워진 마을의 복구와 다시 폐촌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마을로 평가된다.

이에 도는 당시 집터 등이 현재까지 잘 남아 있는 상태로 현장 복원보다는 현 상태를 보전하는 방향으로 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다. 매입 토지 5필지 가운데 4필지를 매입하고 나머지 1필지에 대해서는 소유자의 사망으로 지분 정리 후 매입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안내판 설치와 2차 훼손 방지를 위해 수목을 제거하고 진입로 정비를 마친 상태다.

도 관계자는 "올해 종남마을과 섯단마을 등 4·3유적지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4·3 당시 소개령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고향을 떠나야 했던 비극적 상황을 보여주는 복원터를 통해 역사적 교훈을 배울 수 있는 산 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3 당시 소개령으로 불태워진 마을의 복구와 재건, 그리고 다시 폐촌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마을로 평가되는 섯단마을의 현재 모습. 제주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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