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태용 자연환경해설사가 물찻오름 전망대에서 하늘빛과 신록의 나뭇잎을 그대로 투영한 물찻오름의 신비로운 물빛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백금탁기자
[한라일보] "와!, 산정호수다." "여기가 물찻오름 분화구인가봐." "처음 와 보는데 정말 신비롭네."
사려니숲길 깊은 곳에 숨겨뒀던 신비의 공간, 물찻오름이 마침내 열려 탐방객을 맞았다. 탐방객들은 숲의 신록과 파란 하늘빛을 그대로 투영한 물찻오름 산정호수를 바라보며 연신 탄성을 지르고, 사진에 담아내기에 분주했다.
6월을 시작하는 첫날인 1일 '17회 사려니숲에코힐링체험'의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된 물찻오름 탐방은 그야말로 인기 절정이다. 특히 전문해설사의 알찬 생태이야기까지 곁들여지며 경쟁률은 치열하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이뤄지는 탐방코스는 행사기간인 5월30일부터 6월3일까지 딱 5일간만 사전 예약자에 한해 탐방을 허용한다. 때문에 벌써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다만 날씨나 예약자의 개인적 사유로 취소를 하는 경우가 있어, 물찻오름 입구에서 대기를 했다가 오를 수 있는 기회는 남아 있다.
이날 대기자로 탐방에 나선 A·B씨(60대)는 "내일(2일) 사전 탐방 예약을 했는데, 비가 온다는 예보에 서둘러 탐방 현장에 나오게 됐다"며 "1년에 행사기간에만 갈 수 있다고 해서 서둘러 아침부터 준비해 오게 됐다"고 했다.
이날 탐방객을 인솔한 고태용 자연환경해설사(환경부)는 물찻오름에 대한 자연·생태·지명 등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이며 탐방의 이해를 도왔다. 독성이 강한 꽃이 곱게 핀 박새와 천남성의 맹독성에 대한 주의사항도 빼놓지 않고 설명했다.
탐방을 시작하며 고태용 해설사는 "물찻오름을 거문오름이라고도 하는데, 거문은 검다는 의미를 넘어 곧 신령스러운 공간을 의미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물찻오름 전망대에서는 "물찻오름의 수면을 바라보면 각도에 따라 검고 푸른 두 가지의 빛깔을 볼 수 있어 신비롭다"며 "물빛이 탁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유는 물찻오름을 둘러싼 초록의 나뭇잎 색깔과 하늘빛이 그대로 투영되면서 빚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직접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아주 맑다는 것과 예전 신령스러운 공간으로 기도터로서도 인기가 높았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물찻오름 탐방에 나선 '제주 오름 그리고 올레 산악회' 일행이 전망대에서 한라산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주 오름 그리고 올레 산악회'(회장 안영찬·한숙희) 일행은 "처음 물찻오름을 올랐는데 직접 물을 만져볼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타지역 출신들로 제주에서 파견 근무 중인 김성철(57)·김미화(54) 부부와 홍성진(51)·박민숙(51) 부부는 "작년에는 못 왔는데 올해는 운이 좋게 물찻오름을 탐방할 수 있었다"며 "다만 아쉬운 점은 17년 동안 휴식년제를 하고 있음에도 경사면 등의 식생이 회복되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사람이 자연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것처럼 물찻오름도 스스로 자연치유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고태용 해설사는 탐방을 마치며 여운을 남겼다. "사려니숲길을 걷고 물찻오름을 오르면서 꽃향이 좋은데, 이것만 기억하세요! 별 모양 잎이 5개면 때죽나무(종낭), 4개면 산딸나무(틀낭)예요."
물찻오름 탐방은 사려니숲에코힐링체험 행사 폐막일인 3일까지 이어진다.

이날 탐방객을 인솔한 고태용 자연환경해설사가 맹독성 천남성에 대한 주의사항을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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