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사람은 모두 같은 결말을 맞이하지만 그 형태와 양상은 제각각이다. 가족의 품에서 눈물과 슬픔 속에 작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도 모르게 홀로 쓸쓸히 저무는 사람도 있다.
모든 사람이 존중받을 권리가 있듯이 모든 삶의 마지막 또한 최소한의 예우가 필요하다.
고독사란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 아무도 모르게 생을 마감하는 것을 말한다. 고독사는 보통 홀로 사는 노인 가구에서 많았으나, 1인 가구의 증가로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제주에서도 꾸준히 들려오는 고독사 사례는 우리 사회의 한계를 보여주는 경계선이다.
제주사회복지연구센터가 지난해 발간한 '고독사 예방 및 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제주에서 고독사로 인한 사망자는 2017년~2019년 각 12명, 2020년 27명, 2021년 44명으로 조사됐다. 연평균 증가율은 38.4%로,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사회가 책임져야 할 최소한의 안전망과 관심에 구멍이 뚫렸을 때 사람은 잊힌다. 버려진 숙박업소 화장실에서 발견된 백골 사체와 밀랍인형처럼 굳어버린 시신은 우리의 시선 밖에도 사람이 살고 있음을 알려준다.
문명의 시작을 "대퇴골이 부러졌다가 치유된 고대인의 유골"이라고 말한 문화인류학자의 통찰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우리의 본질이자 의무이다. <오소범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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