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진 교사를 향한 제자의 편지. 제주교사노동조합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라일보] "여전히 복도 끝에서 웃으며 인사해 저희와 장난쳐주시던 선생님 모습이 선명하게 생각납니다. 선생님은 언제나 어려운 처지의 학생을 돌봐주셨고, 언제나 우리 곁에 계셨습니다. 그토록 힘든 시간을 보내시고 계셨다는 걸, 우리는 왜 더 빨리 알아채지 못했을까요.(고모 군)"
"선생님은 항상 학생들을 생각하고 우선시하는 선생님이었습니다.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게 교사와 학생에게 모두 안전한 환경이 마련되기를 간곡히 바랍니다.(강모 군)"
제주의 한 중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교사의 제자들이 떠난 스승을 그리워하며 편지를 썼다. 제주교사노동조합이 26일 노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숨진 교사 A씨의 제자 50명이 쓴 편지를 공개했다. 이들은 이 학교를 졸업한 고등학생들이다. 한 졸업생이 "선생님이 얼마나 좋은 분이였는지 세상에 알리고 싶고 이대로 잊혀지는 것을 지켜만 볼 수 없다"며 친구들과 함께 이를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편지에는 A교사를 향한 제자들의 그리움과 안타까움 등 애도하는 마음이 담겼다. 제주교사노조 측은 "제자들이 다시는 참된 선생님들이 이러한 억울한 죽음이 생기지 않도록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내는 글"이라고 전했다.

25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앞마당에 마련된 숨진 교사를 추모하는 분향소에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라일보DB
또 제주교사노조가 만든 A교사의 온라인 추모관에도 이날 오후 6시 기준 고인을 애도하는 2200여개의 추모글이 달렸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교육청 앞마당에 마련한 분향소에도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분향소는 오는 30일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도 추모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제주교사노조와 전교조 제주지부,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번 사안에 대한 교육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이달 30일 오후 6시 교육청 앞에서 유가족과 함께하는 추모집회를 열 예정이며, 오는 6월 3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제주 교사 사망 사건의 엄정 수사와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제주교원단체총연합회도 이달 27일 제주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A씨 사망 진상 규명·교권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2일 오전 0시 46분쯤 제주 모 중학교 창고에서 40대 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학교 교무실에서 발견된 A씨의 유서를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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