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증인에게 공작이 의심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자신이 직접 선포한 비상계엄을 수행하기 위해 국회에 투입됐던 전 특수전사령관이 정치 공작을 하고 있다는 주장인데 이같은 대응이 헌재 심판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헌법재판소는 6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변론기일에는 곽종군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과 김현태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곽 전 사령관은 증인으로 나서 12·3 비상계엄 당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아직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전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은 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본회의장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라도 들어가 끄집어내라. 대통령의 지시다. 전기를 차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도 밝혔다.
이 내용은 지휘관들이 모인 화상회의 중 켜둔 마이크를 통해 예하 부대원들도 청취했다고 전했다.
이는 김 전 장관이 지난달 23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와 "곽 전 사령관에게 끌어내라고 지시한 대상은 의원이 아닌 요원이었다"고 주장하고, 윤 대통령도 이에 동조한 것을 전면 반박한 것이다.
곽 전 사령관에 앞서 증인으로 나선 김현태 특임단장은 '국회를 봉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김 특임단장은 "제가 받은 임무는 (국회의) 봉쇄 및 확보였다"며 "국회의사당과 의원회관을 봉쇄해 건물을 확보하라고 (부대원들에게 지시를) 했다"고 했다. 다만 그는 "본회의장에 들어갈 의사는 전혀 없었다"며 '적법한 출동이었느냐'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지금은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의 증인심문이 종료된 뒤 발언기회를 얻어 곽 전 사령관과 지난 4일 증인으로 출석했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공작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6일 홍장원의 공작과 12월 6일 (곽종근) 특전사령관의 김병주TV 출연부터 내란 프레임과 탄핵공작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지난해 12월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이라고 자신에게 직접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은 같은 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계엄 당시 국회의사당에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의 지시로 국회에 군을 투입, 내란 주요 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윤 대통령이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공작을 거론하며 당사자의 명예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 변론기일 중계 영상으로 그대로 전달된 셈이어서 탄핵 심판과 여론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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