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명절 제사 속 제주 남성의 성 역할 규범 재생산 구조"

"벌초·명절 제사 속 제주 남성의 성 역할 규범 재생산 구조"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제주지역 남성문화에 대한 기초 연구'보고서
"혈연 관계 기반 '궨당문화' 남성중심적 연대·네트워크에 큰 영향"
학교의 성인지적 교육환경 조성과 교육 강화 등 세대별 정책과제 제안
  • 입력 : 2022. 01.22(토) 09:37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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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성가족연구원의 '제주지역 남성문화에 대한 기초 연구'에 따르면 제주지역은 조상의 벌초, 명절 제사 등 제례를 둘러싼 문화배경 속에서 '남성의 성 역할 규범'이 만들어지고 재생산되는 구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한라일보 DB

제주지역은 조상의 벌초, 명절 제사 등 제례를 둘러싼 문화배경 속에서 '남성의 성 역할 규범'이 만들어지고 재생산되는 구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계중심의 가부장적 혈연관계에 기반한 친인척 관계인 '궨당문화'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대표적인 문화로 '남성 중심적' 연대와 인적 네트워크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실시한 '제주지역 남성문화에 대한 기초 연구: 세대별 성 역할 인식차이를 중심으로'(이해응, 김준표, 고승한, 손태주) 연구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제주지역 남성문화에 대한 연구가 거의 부재한 현실에서 제주에 거주하는 다양한 직업군 남성도민 36명에 대한 심층면접에 바탕해 처음으로 남성들의 성장과정 전반에 걸친 성 역할 인식 변화 양상을 세대별로 드러내고, 남성성의 의미 구성과 성 평등 정책 수요를 파악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성 역할 인식 차이에서 40~50대는 어렸을 때 가족 내에서 전통적인 성 역할을 요구받는 반면 30대는 전통 성역할 교육 방식이 균열되기 시작하고, 20대는 상대적으로 성 차별하지 않는 가족 교육을 받고 자랐다. 제사 의례는 간소화되고 있으나 남성의 의례 수행 주체 행위자 역할은 여전했다. 이에 40~50대는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나 부모 세대 생존 때까지 맞추겠다는 반면 20~30대는 제사문화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세대를 막론하고 '장남'과 '아들'의 의미가 강조되고 벌초, 제사, 재산상속과 연결돼 장남과 기타 아들의 서열 역할을 구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내 선후배 위계질서와 성별 분리를 강조하는 놀이문화를 접하며, 청소년기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경험과 성인기 남성중심 연대의 술 문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세대별로 공통적이었다. 동시에 '남성성'과 '여성성'의 이분법적인 프레임에 대해서는 전통적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이와 함께 세대와 상관없이 여자친구, 여성동료, 배우자 등 성인지감수성이 있는 사람과의 만남과 교류, 성평등 관련 일이나 활동 경험 등이 성평등 실천 의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직장 내 성차별 구조에 대한 인식 차이로 연결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남성 세대별 특성별을 고려한 5대 영역의 정책과제와 시범사업을 제안했다. 학교의 성인지적 교육환경 조성과 교육 강화(10대~20대 중반), 가족 구성원의 성인지 역량 강화(30대 이상), 전통문화의 대안적 계승과 성인지 교육 접목(40대 이상), 성평등한 근로환경과 여가문화 조성(세대별, 특성별), 남성 세대별 성평등 정책과 캠페인 참여 활성화(세대별, 특성별)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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