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초유의 돌봄위기 '수눌음'으로 넘는다

[기획] 초유의 돌봄위기 '수눌음'으로 넘는다
한라일보·제주가족친화지원센터 공동기획
  • 입력 : 2021. 11.03(수) 00:00
  •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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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눌음육아나눔터 16호점을 찾은 어린이들이 운영중인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

도내 수눌음육아센터 방학 중 운영 '돌봄나눔' 호응
43곳 개설… 육아부담 해소·소통 등 공간 자리매김


코로나19로 유치원을 비롯한 각급 학교가 문을 걸어 잠그면서 한국사회는 돌봄 공백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했다. 팬데믹은 돌봄이 이 사회를 유지하는 데 얼마나 큰 기여를 해왔는 지를, 또 돌봄이 위기에 처하면 일상이 유지될 수 없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깨우쳐 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불거진 돌봄 공백 문제는 특히 방학 때 더욱 불거졌다. 감염병으로부터의 위협에, 폭염 또는 한파까지 겹치며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은 당장의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나서야 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초등학생의 12.7%가 돌봄교실을 이용했다. 또 도내 전체 초등학생 수 대비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은 약 4.2%에 불과했으며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이용률 역시 0.6%로 저조했다. 또 교내 돌봄 공간 확보가 어려워 마을과의 연계가 매우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 인식 아래에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가족친화지원센터는 도내에 조성된 지역사회 돌봄 나눔 공간인 수눌음육아나눔터를 활용해 실질적인 지역 기반 돌봄체계를 마련해 보고자 올해 방학 중 초등학생 돌봄사업을 공모 사업 형태로 시범 추진했다.

제주도는 품앗이와 유사한 제주 전통 미풍양속인 '수눌음 정신'을 접목한 돌봄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지역사회 주민들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공동 육아 공간인 '수눌음육아나눔터'를 제주 전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는 2016년부터 마을회관, 아파트 주민 공동시설, 작은 도서관 등 지역의 유휴 공간에 수눌음육아나눔터를 조성했다. 현재 도내에 43개소가 운영 중이며, 조성된 공간별로 다양한 운영 주체가 각기의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조성된 수눌음육아나눔터는 지역사회에서 이웃을 사귀고, 육아에 대한 경험과 정보를 나누는 소통의 공간이자 육아 부담을 나누는 공간으로 톡톡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번 여름 방학 중 초등학생 돌봄 사업은 지역사회 주민, 양육자(부모)가 나눔터 운영주체로 참여하고 있는 2곳에서 이뤄졌다. 지역 내 부모가 운영 주체로서 각종 프로그램 기획부터 운영, 평가까지 참여하며 아이들을 함께 돌봤다.

사업에 참여한 아이들은 부모가 직장에 간 사이 나눔터에서 지역 내 어른들(이모, 삼촌 등 지역사회 주민), 언니·동생들과 함께 예술·창작활동, 요가 등 운동, 디지털미디어, 요리, 노래 등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참여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방학 중 나눔터 돌봄 프로그램에 자녀를 보낸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 돌봄 프로그램 참여가 내 가족의 실제 생활(방학 중 자녀돌봄)에 도움이 된 정도, 프로그램 만족도, 향후 참여 의사에서 거의 100% 만족을 표시 했다. 또 부모들이 기획, 운영한 나눔터 돌봄 프로그램 내용과 돌봄 공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올해 여름방학 기간인 7~8월에는 서귀포시 법환동에 위치한 '수눌음육아나눔터 16호점'에서도 방학 중 돌봄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16호점 나눔터 운영진 부모 12명과 수눌음돌봄공동체 부모, 지역사회 인적 자원을 활용했으며 부모들이 재능나눔 강사가 돼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강다혜기자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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