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 릴레이 인터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대선 주자 릴레이 인터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한국정치, 20세기 관성 벗어 21세기 문제 해결해야"
  • 입력 : 2021. 08.30(월)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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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에 도전하는 하태경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자신을 "중도층에 호소력이 있고, 청년에게 가장 친숙한 정치인"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사진=하태경 의원실 제공

"적만 만들어 타도 외치는 국정운영 방식 잘못
제2공항 필요, 환경 문제 해결하며 추진해야
전기차 정책 피해업종 배려 없이 미래만 얘기"

경선 레이스가 시작된 국민의힘의 대선 주자인 하태경 의원을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하 의원은 "우리 정치가 20세기 관성에서 벗어나 21세기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선 슬로건을 '시대교체'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에서는 친일 청산 등 20세기 문제만 얘기하고 있다"며 "국민들만 힘들어지고 나라 발전은 정체되고 있다. 그게 제가 대선에 나선 이유"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노벨상을 꿈꾸던 물리학도이자, 학생운동을 했다. 보수정당에 몸담게 된 계기는= 자연과학도의 특징이 팩트(사실)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음모론을 싫어하고, 감성보다는 절대 공정의 가치 등 이성적인 것을 중시한다. 한국의 진보 정당의 경우 팩트보다 의도를 더 중시하는 것 같다. 21세기는 음모나 괴담에 휘둘리는 정치가 아니라 과학과 지성에 기반한 정치가 돼야 한다. 그래서 제가 정치를 시작할 때는 운동권 출신이지만 보수정당으로 오게 된 것 같다.

▶대선 출마 이유는= 지금은 21세기인데 이 시대에 친일파 문제가 국정중심이 되어야 하나. 이 정부 들어 가장 유명해진 신조어가 '토착왜구'다. 우리나라가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586 운동권 권력의 국정운영 방식에 있다고 본다. 민주주의는 의견이 다른 세력과 논쟁하면서 절충, 타협해가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친일파 타도를 얘기하거나, 부동산 문제도 투기세력를 타도하겠다고 한다. 현대사회 문제는 제도개선이 중요하다. 1987년에 민주화가 된 이후 40년 가까이 됐지만 계속 가상의 적을 끊임없이 만들어서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이런 20세기 낡은 관성을 탈출하고, 21세기적인 문제들에 집중해야 한다.

▶어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건가=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친일파 청산이 아니라 일자리 문제다. 일자리 부족의 가장 큰 배경에는 노동시장의 계급화가 있다. 지금은 귀족적인 일자리와 천민 일자리로 시장이 완전히 구분돼 있다. 처음부터 좋은 일자리를 가려고 하다보니 구직기간이 너무 길다. 인생의 황금같은 시간을 구직에 낭비한다. 국가적,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손실이다. 이 노동시장을 깨야 한다. 이걸 깨지 않으면 일자리도 늘어나기 어렵고 투자도 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민주당이 지금 절박한 문제는 다루지 않고, 철 지난 문제만 다루니까 국민만 힘들어지고 나라 발전은 정체되는 것이다. 젠더갈등 문제도 큰 문제다. 이런게 어젠다가 되어야 하는데 철저히 무시돼왔다.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강점은=저는 확장성이 큰 후보다. 대선은 누가 더 지지층을 넓게 모으냐에 달려 있는데, 우리 당에서는 중요한 지지층이 중도층과 청년층이다. 저는 10년 동안 국회의원을 하면서 좌우 양 극단과 싸워왔기 때문에 중도층에 호소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최근 4년 동안은 청년 문제에 집중해서 청년들에게 가장 친숙한, 청년을 위한 정치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민들께서는 잘 모르시지만 시간이 지나면 진가를 알아주실 것이다.

▶정치권에 몸담아오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일을 꼽는다면= '윤창호법'(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내용 등을 담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하 의원 공동발의)을 통과시킨 것이다. 실제로 윤창호법이 통과되고 나서 음주운전 사망자가 굉장히 줄었다. 그런 결실을 볼 때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

▶북한 인권운동을 했다. 대통령이 되면 남북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북한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보다 훨씬 폐쇄적인 나라다. 문명국가, 근대국가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잘 못 한 것이 대북 정책의 목표를 대화에 둔 점이다. 대화는 수단이다. 필요하면 대화를 안하는 게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대북 정책의 목표는 북한을 정상적 근대국가로 바꿔야 하는 것이어야 한다. 정상적 근대국가를 규정하는 지표 중 가장 중요한 게 인권이다. 대통령이 되면 남북정상회담 의제로 인권문제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도 인권문제를 계속 거부해서는 국제사회로 나올 수 없다. 일거에 해결할 수 없지만 점진적으로 조금씩 해결해 나가는게 북한을 위해 좋다. 작은 인권 문제라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핵문제를 협상할 때도 신뢰를 줄 수 있다. 지금은 대화를 하다가도 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합리적 대화가 안되는 집단으로 인식되어 있다. 북한을 위해서라도 인권문제에 대해 대화를 시작하라고 설득해야 한다.

▶출산장려 정책 폐기 공약을 내건 이유는= 4차산업혁명 시대는 노동력보다 기술력이 중요한 시대다. 또 이제는 여성들도 자아실현 욕구가 더 중요해졌다. 과거에 남자는 바깥사람이고 여자는 안사람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남자 여자 모두 바깥사람이 됐다. 여성들의 선택을 장려금을 준다고 바꿀 수는 없다는 점에서 출산장력 정책은 의미없는 정책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이에 기반해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출산장려보다는 보육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지방도시 집중개발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금까지는 수도권 1핵 발전 전략이었는데, 이걸 전국 5권역 정도로 다핵발전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전국을 스마트 메가시티 5개 권역으로 나눠 미래계획을 짤 필요가 있다. 권역별로 산업 전략도 세워야 한다. 지금은 지방의 산업을 그냥 시장에 맡겨두는 식의 약간의 방임정책을 쓰면서 갈수록 수도권과 격차가 커지고 있다.

▶제주도에 대해 평소 어떻게 봐 왔는지.=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별로 한 일이 없는 것 같다. 전기차가 제주에 제일 많은데 전기차는 정비할 일이 없으니 제주도의 차량 정비소가 많이 문을 닫았다고 들었다. 도정이라는 게 새로운 걸 추진할 때 도태되는 것들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 양극화나 갈등이 심해진다. 제주도가 패자들에 대한 배려없이 미래만 얘기한 것 같다.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입장은=제2공항은 필요하다. 공항 확충은 필요한데 결국은 주민들이 결정할 일이다. 제주도민들에게는 관광수입이 중요하고, 어쨌든 관광객 수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해결하는 방안을 생각하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는 본다.

▶상시해고가 가능하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겠다는 공약이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코로나 상황에서 OECD 국가 중 청년실업은 우리만 늘었다. 그 이유가 해고를 엄격하게 하면 사람을 인력을 뽑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동화를 가속화시킨다. 채용부담이 크다보니 한국이 무인자동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 해고를 못하게 하면 일자리가 더 줄어든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오히려 해고를 허용해주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유럽이나 미국은 그래서 순환이 빠르다. 대신 실직기간 사회보장을 강화해야 한다. 갈수록 산업전환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평생직장이란 개념도 어려울 것이다.

▶제주도민에게 한 말씀=제주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자연자원을 갖고 있다. 또 제주도는 특별자치도이기 때문에 싱가포르, 홍콩과 경쟁할 수 있는 미래도시로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새로운 미래 도시 같은 비전을 가지고 전 세계인들이 배우러 오는 젊은 도시, 그런 담대한 미래를 꿈 꿀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에 있는 사람들이 힘들 수는 있다. 새로운 것을 찾다보면 과거 익숙한 것을 버려야 하는데, 그게 자손들한테는 좋은 미래가 되는 것이다. 가장 선진적인 시민이 될 수 있다. 제주도가 앞서가는 최첨단 미래도시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대담=부미현기자

◆하태경 의원은… 1968년생으로 부산광역시 출신이다. 서울대 재학 중 학생운동을 했고 1990년대 중반 문익환 목사의 죽음과 북한의 경제위기를 목도하며 북한인권 운동에 나섰다. SK텔레콤 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2002~2005), 열린북한방송 대표(2005~2012),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2012~2016)을 거쳐 새누리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19·20·21대(부산 해운대갑) 3선 국회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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