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핫플레이스] (32) 구좌읍 가을여행

[제주 핫플레이스] (32) 구좌읍 가을여행
가을 내려앉은 그곳 '오! 컬러풀 구좌'
  • 입력 : 2018. 11.08(목) 2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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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돌오름.

제주관광공사, 주민 추천 명소 발표
오름·빌레·숲터널 등 가을낭만 가득



제주섬 곳곳에 가을이 내려앉았다. 하루종일 내린 비가 제주의 가을을 더욱 깊어지게 만든 터라 겨울이 오기 전 만추를 느끼기에 적당한 주말이다. 때마침 제주관광공사가 깊어진 제주 가을의 정치를 느낄 수 있도록 지역주민이 추천하는 구좌읍 관광 5선을 발표했다. 이름하여 'Oh! 컬러풀 구좌 시즌2'다.

제주관광공사는 주민 주도의 지역관광 활성화 및 지역밀착형 관광육성 등을 목표로 '삼춘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Oh! 컬러풀 구좌'는 시즌별 테마에 맞춰 구좌읍(송당리, 세화리, 종달리)의 삼춘PD가 구좌읍 지역주민과 함께 발굴한 농촌관광 콘텐츠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초가을에 구좌읍에서 즐길 수 있는 관광 5선을 선정했으며, 이번에는 늦가을에 즐길 수 있는 관광 콘텐츠로 시즌2를 구성했다. 시즌1과 시즌2 중에서 이맘때 걷기에 적합한 곳을 추렸다.



# 당오름 둘레길과 안돌오름

제주신의 어머니 '백주또'를 모신 본향당을 품은 당오름은 송당마을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동백나무와 비자나무, 삼나무, 편백나무와 돌탑이 이어지는 당오름둘레길에서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느낄 수 있다.

나란히 서있는 3개의 오름 중에서 송당목장 입구 반대편에 도로와 붙어 있는 거슨세미와 바깥쪽이어 밧돌오름(外石岳), 안쪽에 들어앉아 있어서 안돌오름(內石岳)이라 불리는 오름이다. 웃송당에서 송당공동묘지를 돌아 들어가면 오름 앞에 이를 수 있다. 오름 북서쪽 봉우리 정상에 오르면 제주섬 동쪽의 광활한 중산간 풍경을 배경으로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다.

오름 화구 안에는 나무가 우거져 풍성한 자연림을 이루고 있다. 거슨세미오름과의 사이에 조성된 삼나무숲길과 편백나무숲길도 고즈넉하게 산책하기에 제격이다.



# 다랑쉬오름과 아끈다랑쉬

제주 서쪽 오름의 제왕이 노꼬메라면 동쪽 오름군의 제왕은 다랑쉬다. 오름의 여왕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덩치가 큰데다 가파른 경사를 이루고 있어 제왕이라는 별칭이 더욱 어울린다. 가을에는 오름 주변 곳곳이 억새로 뒤덮여 '낭만 제주'의 모습도 보여준다. 동쪽에서 떠오르는 일출과 서쪽에 우뚯 솟은 한라산을 한 눈에 관람할 수도 있다. 다랑쉬오름 아래 다랑쉬마을(월라동)은 4·3 때 토벌대에 의해 마을 전체가 초토화된 아픈 사연도 간직하고 있다. 1992년 다랑쉬오름 인근 다랑쉬굴에서 당시 토벌대에 의해 목숨을 잃은 주민들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다랑쉬오름 바로 동쪽한 이웃한 아끈다랑쉬는 작은 언덕처럼 보이지만 엄연한 오름이다. 그래서 제주어로 '작은'이란 뜻의 '아끈'을 이름붙였다. 빠른 걸음으로 5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지만 다랑쉬를 비롯한 주변 오름군과 밭담, 마을, 바다까지 제주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 당근밭과 김녕빌레왓길

제주는 우리나라 월동채소의 주요 생산지이다. 양배추는 성출하시기(1~4월) 서울 가락시장 출하량의 91.3%를 점유할 정도이다.

당근밭. 한라일보DB

제주 당근도 전국 생산량의 70%에 달하며, 구좌읍이 바로 당근 주 생산지이다. 아직 수확시기가 아니여서 홍당무를 볼 순 없지만 대신 파릇파릇 이파리로 가득해 기대하지 못한 만추의 풍성함을 누릴 수 있다.

빌레는 너럭바위, 왓은 밭을 뜻하는 제주어다. 차로 북적대는 도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접근할 수 있는 김녕의 가을 빌레왓길은 다른 세상이다. 숲길과는 또 다른 자연의 고마움을 맛볼 수 있다. 구좌읍 김녕리 산 70번지 일원을 추천한다.



# 비자림과 구실잣밤나무 숲터널

단일 수종의 숲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는 비자림은 제주 최초의 공식 삼림욕장이다. 500살부터 800살까지의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빽빽히 들어선 이 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비자림. 한라일보DB

궂은 날씨에도 둘러볼 수 있도록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는데다 맨발로 화산송이길을 걸을 수 있다. 연중 관광객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번잡함을 피하고 싶다면 주중 이른 시간에 방문하기를 권한다.

최근에는 구좌읍 구실잣밤나무 숲터널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비자림에서 5~6㎞쯤 떨어진 구좌읍 덕천리에 자리해 비자림과 연계한 숲길 코스로 인기몰이하고 있다. 웃못연못에서 시작해 숲터널을 지나 사근이오름-상덕천삼거리-북오름굴-고사리밭-주체오름-상덕천삼거리까지 8.4㎞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누가 명명했는지 상덕천 삼거리 인근에 '팔자 좋아 길'이라는 제목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표성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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