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봄철 졸음운전의 의학적인 이해

[생로병사]봄철 졸음운전의 의학적인 이해
  • 입력 : 2014. 05.09(금)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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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홍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따뜻한 5월의 봄 햇살, 가만히 있어도 나른해지기 쉽고 특히 낮에는 순간적으로 졸음이 쏟아져 일과 중에 깜박 정신을 놓기 쉬운 계절이다. 가족들과 장거리 운전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은 4,5월은 1년 중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률이 2~3배 많다고 한다. 운전자의 수면 부족 및 장애로 인한 졸음운전은 가족의 생명을 한 순간에 앗아갈 수 있으며 주변의 운전 차량까지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부지불식간에 졸음운전을 할 경우 순간적인 위험에 대처하는 대뇌의 반응시간이 느려져 대형사고로 연결되기 쉬우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겠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현재 수면장애를 경험하거나 앓고 있다고 하며 특히 불면증이나 기면증, 수면호흡장애로 인해 밤에 충분하고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고 낮에 견디기 힘든 졸림증이 유발돼 결국 장시간 운전 중 졸음운전을 경험한 일이 많다고 한다. 2013년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이와 같은 심한 주간과다 졸림증에서 비롯된 졸음운전 교통사고가 전체 교통사고 사망 원인 중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면은 단순히 뇌를 휴식시켜 주는 과정이 아니고 신체 회복 및 에너지를 보존하는 기능과 뇌에서 단백질 합성의 증가를 통한 기억력 강화 등 신체와 정신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으로서 삶의 질을 높이고 여러 심뇌혈관질환 및 대사질환을 예방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만성 피로, 우울, 불안 장애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장기간 수면이 부족하거나 신체 호흡구조의 이상에 의해 수면 중 코를 많이 골면서 호흡이 일시적으로 줄어들거나 끊어지는 현상이 지속되면 결국 혈중 산소 포화도가 감소하고 뇌의 각성 상태가 지속돼 깊은 잠을 못자게 되고 수면이 분절된다. 때문에 낮에 심한 피곤함과 더불어 졸림 증상이 자주 반복하여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각각의 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치료 및 좋은 수면을 취하기 위한 다양한 수면법을 미리 찾아보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

운전시 하품이 많아지고 눈이 감기는 증상이 일단 나타나면 졸음운전의 시작임을 우선적으로 인지하고, 예기치 않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졸음쉼터 지역이나 휴게소를 적절히 활용해 적정한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게 좋다. 맑은 정신 상태에서 안정된 운전 습관만이 나와 가족 그리고 운전하는 모든 이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운전 문화를 위한 지름길임을 다시 한번 새겨 봐야 하겠다. <김정홍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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