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명이 만든 지성의 산물

세계 문명이 만든 지성의 산물
이집트에서 현대까지 '김용운의 수학사'
  • 입력 : 2013. 07.19(금) 00:00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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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고라스는 수는 천체의 언어이며 음악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천체의 운행에서 수학 이론을 세웠으며 음률에서 정수비를 발견하고 최초로 음악 이론을 만들어냈다. '만물은 수(數)'라는 주장에 걸맞은 업적이다. 해바라기 씨의 소용돌이치는 배열에는 파보나치의 수열이 있고, 나뭇잎은 황금비율로 이뤄져 있으며, 눈송이나 피요르드식 해안선에는 프랙탈 기하학이 숨어 있다. 수학은 단지 숫자를 계산하거나 도형의 성질이나 관계를 연구하는 것에 그치는 학문이 아니라 이성의 역사이자 인류의 역사라는 뜻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입시 수학에 지친 많은 이들이 수학을 싫어하거나 어려워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한 수학자는 자기 집의 약도를 정확히 그릴 수 있고, 요리책에 따라 카레라이스를 만들 수 있으며, 자신의 구두를 벗어 제대로 맞춰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학적 능력을 가졌다고 했다. 수학적 사고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상식적인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말이다.

수학자이면서 문명비평가로도 활동해온 저자는 1990년부터 '수학은 과연 따분하고 재미없는 학문인가'를 화두로 재미있는 수학책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는 우리나라만의 수학문화를 정착시켜 수학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창조와 즐거움의 대상이라는 걸 널리 알리고 싶어 했다. 요즘 한창 유행처럼 부는 스토리텔링 수학 열풍을 가장 먼저 시작한 수학자라고 할 수 있다.

수학자로서 그동한 '수학이 어렵다'거나 '수학이 살아가는 데 무슨 소용이 있냐'는 잘못된 통념을 바로 세우는 데 사명감을 느껴왔던 저자는 수학사를 모르고서는 왜 우리가 집합, 도형, 미적분, 방정식 등을 배우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그러한 이유 때문에 수학교육에서 수학의 역사를 포함해야 할 필요가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깊고 넓은 수학관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수학에는 문명이 담겨 있고, 그 문명은 수학이 일으켰다고 할 수 있다. 오리엔트 시대부터 현대 수학에 이르기까지 수학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 책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온 수학의 변천 과정을 세계사와 문명에 연관지어 풀어나간다. 따분하고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수학공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발전했는지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냈고, 이름만 들어봤던 수학자들이 실제로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알 수 있다. 살림.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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