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의견 반영 기회 조차도 없어
재환원 위한 근본대책 마련 절실
한라산국립공원 관리권 문제는 1980년대부터 끊임없이 논쟁이 계속돼 왔지만 이번 지방분권촉진위원회의 관리권 환원과정은 제주도의 안일한 대응으로 도민의견 반영 기회조차도 없었다는 점에서 40여년동안 지켜온 도민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안겨줬다.
▶국립공원 관리권=국내 20개 국립공원 중 자치단체가 관리하고 있는 곳은 현재 한라산과 한려해상의 오동도지구 뿐이다. 이 가운데 특정 '산'에 대한 국립공원 관리를 자치단체가 맡고 있는 구역은 한라산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한라산국립공원은 공원 지정 이후 관리권을 놓고 정부와 끊임없는 논쟁의 대상이 돼 왔다.
한라산국립공원 처럼 우리나라의 국립공원 관리권은 처음에는 지방자치단체에 위임돼 있었다. 국립공원 관리가 1987년 출범한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특히 한라산국립공원의 관리권을 놓고 심각한 논의가 있었다. 정부는 다른 국립공원 처럼 한라산도 공단으로 관리 전환을 강력히 추진했다.
지난 2002년과 2005년, 그리고 2009년에도 관리권 환원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2009년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문위원 검토 보고를 통해 논란이 됐고 제주자치도는 "한라산은 제주의 전부이며 마음의 지주인 고향인 동시에 오염없는 상수원의 젖줄로서 광역단체인 제주도가 직접 관리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이번 정부의 관리권 환원은 도민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전기(?)되나=정부의 한라산국립공원 관리권 환원 결정이 한라산에 대한 도민의 정서를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라산국립공원은 지난 40년동안 도민과 함께 보전·관리돼 왔지만 앞으로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수립하는 보전·관리계획에 의견만을 제시할 수 있을 뿐이다.
우근민 지사가 한라산국립공원 관리권 환원에 대해 "이번을 계기로 도민 의견을 정확하게 수렴해 장·단점 여부를 따져보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제주자치도의 한라산 관리권 지속여부에 대해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우근민 지사가 한라산의 관리·보전의 중요성을 의식, 한라산연구소를 부활시키고 2012제주세계자연보전총회를 주관하는 IUCN이 "섬이라는 독특한 상황 때문에 지역관리는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 사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안일한 대응으로 인한 한라산관리권 환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