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양도 케이블카 영향평가 제대로 했나

[사설]비양도 케이블카 영향평가 제대로 했나
  • 입력 : 2010. 03.15(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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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회에 개발과 보존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는 비양도 케이블카가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이 사업은 제주도의회의 동의 절차만 남겨 놓은 셈이다. 도의회에서 이를 어떻게 처리할 지 귀추(歸趨)가 주목되는 점이다.

지난 12일 환경평가심의위원회는 도청에서 '라온랜드 비양도 관광 케이블카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심의 재보완서를 놓고 재심의했다. 그 결과 조건부 통과됐다고 한다. 논란이 되었던 경관관리대책과 관련해서는 재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보완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사업과 관련한 비양도 주민과의 협의, 일제 때 버려진 포탄 등을 처리하는 것을 전제로 조건부 통과 시킨 것이다.

그러나 심의위원회의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 비양도 케이블카 개발사업에 관한 논란의 핵심은 케이블카 설치문제였다. 이를 설치할 경우 제주 북서부권의 핵심적 경관인 비양도와 협재해수욕장 등의 경관에 치명적(致命的)인 훼손을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문제는 케이블카를 설치할 것이냐, 말 것이냐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다.

그런데 심의위원회는 경관관리 부분은 재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보완됐다고 보고 있다. 케이블카는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는데 서류상으로는 보완됐다는 것인가. 심의위원회는 제주사회의 논쟁거리인 이 문제를 놓고 더 많은 이들로부터 경관문제에 관한 의견을 수렴한 적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떤 근거를 갖고 케이블카의 경관 훼손 문제가 보완됐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주민과의 협의나 포탄 제거 등은 지엽적인 문제다. 부차적인 문제로 본질(本質)을 덮거나 흐리게 해서는 안된다. 전문가로서 케이블카가 경관훼손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확신한다면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고 그 이유를 떳떳하게 밝혀야 한다. 그래야 도민들이 공감·납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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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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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재미있네요 2010.03.15 (10:51:19)삭제
요사이 제주 지역방송뿐만 아니라 전국방송에서도 종종 외국의 유명한 환경도시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환경도시들을 보니 별 것 없더라. 자연을 보전하려고 인공시설물을 걷어내려고 노력하는 시민 외에는 별 것 없다. 제주는 2012년 자연보전총회 하면서 외국의 유명한 환경운동가들 몰려올 텐데 비양도에 케이블카를 보여주면서 제주가 세계환경수도라고 선언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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