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2022년 27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정상회 개최를 선언했다. 여전히 많은 관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로 영화표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서야 했고,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한 배우 …
10년 전에 봤는데도 아직도 생생한 장면이 있다. 스스로가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해 발버둥치던 한 사람의 처절한 몸부림과 무너짐 그리고 끝내 다시 일어서는, 용기라고도 패기라고도 부르기 어려운 종류의 곡진한 몸짓. 아마…
나의 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만큼 자연스럽지만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우리는 번번이 그 사랑에서 실패하기에 자주 아프고 계속 열망한다. 생에 한 번쯤은 그런 사랑과 만나고 싶다는 소망과 만나야…
[한라일보] 놀랍게도 올해의 여름도 지나갔다. 갑자기 재채기를 하고 이불을 끌어와 목까지 덮는 순간 이번 여름도 이렇게 가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아닐 것 같지만 모든 것은 지나간다.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생각하는 …
어떤 기억들은 상처의 흔적처럼 희미하지만 또렷하게 남는다. 성급하게 떼어버린 딱지는 모양 없는 문신처럼 몸과 마음의 일부로 함께하게 되는데 그걸 볼 때마다 후회와 함께 이상한 그리움에 잠기곤 한다. 내가 그때 그 선택…
올해 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발견 섹션 대상의 주인공은 김세인 감독의 장편 데뷔작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을 비롯 5관왕 수상, 무주산골영화제 뉴비전상, 서울독립영화…
[한라일보] 2022년 상반기에 읽은 책들 중 인상에 깊이 남은 책을 꼽자면 이순자 작가의 유고 산문집 [예순 살, 나는 깨꽃이 되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2021년 매일신문 시니어 문학상 논픽션 부문 당선작인 [실버 취준생 분투기]…
[한라일보] 경력 30년 차의 톱배우가 신인 감독으로 데뷔했다. 영화 '헌트'로 스스로 새로운 막을 열고 등장한 배우 이정재의 이야기다. '헌트'는 지난 5월 칸영화제 초청 이후 8월 극장가에서 개봉 1주 만에 200여만명의 관객을 동…
독립영화 '꿈의 제인'과 '메기'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모은 배우 겸 감독 구교환의 지난 몇 년간의 행보는 눈부시다. 팬데믹 시기에 선보인 두 편의 블럭버스터 '반도'와 '모가디슈'를 통해 도합 800만에 가까운 관객들을 만났고 OT…
[살인의 추억]의 얼음 같던 용의자와 [국화꽃 향기]의 첫눈 같던 순정남, [연애의 온도]의 능글맞기 그지 없는 수작과 [질투는 나의 힘]의 애처롭고 답답한 호소, [은교] 속 특수 분장을 뚫고 나오던 형형한 눈빛과 [나랏말싸미]의 …
귀신 보다 무서운 것이 사람이라서 우리는 좀비물을 무서워하면서도 즐기는 것이 아닐까. 좀비는 사람이 더 이상 사람이 아니니까, 동정의 시선이나 연민의 감정을 가질 필요가 없으니까 눈 앞에서 수많은 좀비들이 죽어 나간…
[한라일보] 나는 고양이 두 마리를 입양해 5년째 한 식구로 지내고 있다. 둘째 고양이를 입양할 때는 입양자의 자격을 시험하는 여러 가지 질문에 대답해야 했다. 싱글남인데 고양이를 잘 케어할 수 있는지, 고양이에 대한 지식…
[한라일보] '탑건: 매버릭'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개봉 4주 차에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하며 5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는 파죽지세의 흥행세다. 톰 크루즈를 비롯한 주연 배우들의 내한 이벤트가 화제에 올랐고 북미 박스오피…
[한라일보] 아마도 모든 창작물 이를테면 영화 제목, 노래 가사, 소설의 문장 등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가 있다면 '사랑'이 아닐까. 사랑은 끊임없이 발화된다. 모두의 사랑이 다른 순간에서 시작되기에 이 무수하고 무한…